[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리비아 내전으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이 5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했다.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8일(현지시각)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1.32달러 오른 64.4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일 이후로 5개월 만의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 인도분도 76센트(1.1%) 오른 71.10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리비아 내전에 주목했다. 리비아 동부를 장악해온 반 정부군인 리비아국민군(LNA)이 최근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했고 현재 국제공항 장악중이다.

이에 통합정부군(GNA)도 반격에 나서면서 내전은 격화되고 있다. 전면 내전으로 치닫자 미군도 일부 철수한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리비아 원유 생산량은 일일 평균 약 110만 배럴을 기록했다.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 압박도 원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보도했다.

로비 프레이저(Robbie Fraser) 슈나이더 전기의 글로벌 상품 분석가는 “트리폴리 진격은 석유 수출과 공급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지만 특히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제재로 원유공급이 긴축된 상황에서는 가격 상승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결국 OPEC과 동맹국의 감산량 축소가 원유 가격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칼리드 알 팔리히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Khalid al-Falih)은 “OPEC과 동맹국들 사이에 감축을 연장하기 위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시기상조”라며 라고 말했지만 “다음 달 회담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OPEC이 증산해 유가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컨설팅업체 FGE는 "페름 파이프라인이 오는 7월부터 새로 생겨나면서 미국 수출에서 일일 평균 50만~60만배럴의 원유 생산 증가세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