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아케이드. 출처=애플 유튜브 갈무리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애플이 오는 가을 론칭을 준비 중인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의 등장이 불모지였던 유료 모바일 게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번 서비스는 단순히 유료 게임을 유통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애플이 직접 개발사에 개발비를 투자하는 형식으로도 진행이 된다는 점이 기대를 더해준다. 부분유료화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피로감이 차츰 커지고 있다는 점도 틈새시장을 공략해 볼 만한 대목이다. 

애플은 지난 3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행사를 열고 애플TV+, 애플 뉴스+ 및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선보였다. 대부분 구독을 통한 서비스였다. 이용자가 월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플랫폼 안에 있는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최대 6명까지 동일한 계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사용자는 애플 아케이드를 구독하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100개 이상의 독점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모바일 게임에 종종 등장하는 광고는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부분유료화 방식인 인게임 추가 구매 또한 없다. 애플 아케이드는 애플의 운영체제를 탑재한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 tv 등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올해 가을 론칭할 예정이다.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이 없어진다는 건 개발자 입장에선 오직 ‘게임성’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부분유료화 게임을 개발할 땐 게임성 외에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수익 모델에 대한 고려를 가장 많이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게임 콘텐츠가 어쩔 수 없이 변경되기도 하고 개발자가 초기에 원했던 걸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인게임 내 결제가 없다면 오로지 재미 하나에만 초점을 두고 게임을 만들 수 있다.

결제가 없는 점은 과금유도에 지친 일부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고 모든 게임 콘텐츠를 즐기기를 원하는 유저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게이머들이 유료 모바일 게임을 택하기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수익이 나오기 힘든 시장이기 때문에 개발되는 게임도 대작을 찾기는 어려운 탓이다. 애플 측은 단순히 모바일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의 트리플A 게임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게임들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게임에서 유료 게임과 부분유료게임(무료게임)의 균형은 많이 기울어있다. 사실상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부분유료게임이 수익성에서 강세를 보인다. 부분유료게임이란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되, 게임 내에서 선택적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은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서 게임사의 수익성에 유리하다. 

단적인 예로, 8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유료 부문 1위에 올라와 있는 ‘에버테일’의 경우 매출액 순위로는 130위를 기록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경우 유료 1위는 ‘마인크래프트’다. 매출 기준으론 229위로 집계됐다. 이 말은 매출액 순위 1위부터 100위 또는 200위 수준의 모든 게임은 무료게임이라는 의미다. 

애플 측도 이점을 언급했다. 유료 게임의 경우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게임성도 인정을 받는 게임일지라도 접근성이 높은 무료 게임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애플이 직접 좋은 게임들을 발굴하고 유통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플랫폼으로만 역할 하지 않고 한발 나아가 게임사에 투자를 통해 제작 지원도 단행하겠다는 설명이다. 개발력이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게임사들에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애플 아케이드 소개 영상. 출처=애플 유튜브 갈무리

다만 플랫폼이 애플에 한정돼 있다는 점은 한계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iOS 사용자보다 많은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애플tv를 사용하는 가정도 그리 많지 않다. 시작부터 기기의 장벽이 있는 셈이기 때문에 다소 불리하다. 

애플 아케이드의 게임은 하나의 플랫폼이 아닌 모바일, 태블릿, 노트북 등에서 모두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어야 하는 점은 개발자들 입장에서 진입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수준 높은 유료 게임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참여를 원하는 국내 게임사들의 개발력 또한 뒷받침 되야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세가, 코나미 등 유명 스튜디오 게임을 애플 아케이드에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