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KB국민카드(AA+ 안정적)가 여신성 자산 비중을 확대해 이익창출력 저하 방어에 나섰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마케팅비용 축소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그러나 신용집중도가 높은 여신성 자산이 확대되면서 레버리지배율이 상승하고 잠재적 부실 위험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2018년 말 기준 영업자산은 18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9% 증가했다. 카드이용실적 증가에 따른 결제자산 증가와 이익 확보를 위한 여신성자산 취급 잔액 확대가 이유로 꼽힌다.
국민카드는 KB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우수한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체크카드 부문에서 전업카드사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용결제 외 카드대출 전 분야에서도 양호한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국민카드의 카드이용실적은 833조원으로 2017년 대비 5.7% 성장했으며, 총 이용실적 기준 시장점유율은 13.4%로 시장지위는 중위권이다.
그러나 국민카드를 포함한 카드업계는 현재 카드수수료율 개편에 따라 결제부문 채산성이 저하되고 과당경쟁에 따른 마케팅비용 부담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에 놓여있다. 이에 국민카드는 카드자산 외 영업자산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저하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신차할부 상품을 적극 취급하고 있다. 2018년 말 할부금융자산 규모는 1조8000억원으로, 2017년 말 대비 약 80% 증가했다. 관계기업인 에스와이오토캐피탈로부터 4049억원 규모의 할부금융자산을 매입하면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빠르게 할부금융자산 취급고를 증가시키고 있다.
더불어 카드론과 리볼빙 등 카드대출자산 비중도 확대추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민카드의 카드자산 구성 중 리볼빙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업계평균 13% 대비 높은 편이다. 카드론 비중은 27%로 업계평균과 같으며. 카드론과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 대출자산이 전체 카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다.
이에 국민카드는 이익창출력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국민카드의 2018년 영업이익은 4657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대비 867억원 증가한 값이다. 대출자산, 자동차할부금융 등 여신성 자산의 확대와 결제실적 성장, 채권매각 관련 분배금 등 덕분이다.
그러나 자산성장과 여신성 자산 비중의 확대는 레버리지 상승과 잠재적 부실위험 증가로 나타났다. 국민카드의 2018년 말 기준 부채의존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배율은 5.2배로, 업계평균을 넘어서 규제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업계평균 레버리지는 5배이며, 규제수준은 6배다.
더불어 자산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이익에 대한 배당이 지속되면서 자본완충력도 하락하고 있다. 2018년 말 자기자본은 3조9618억원으로 2017년 4조421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한기평은 2018년 실적에 대한 배당 2000억원 등을 고려할 때, 국민카드의 레버리지배율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업무 관련 규제 강화와 비우호적인 조달환경도 부담이다. 2018년 2월부터 최고금리 인하와 연간 가계대출 성장을 7%로 제한하는 대출 성장 규제가 적용됐다. 또 신규발행 채권 금리가 만기도래 채권 금리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경기회복 지연과 가계부채 부담으로 업계 전반의 부실위험이 점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민카드의 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카드대출자산은 일시불·할부 등 신용판매자산 대비 신용위험이 높아 경기변동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위지원 한신평 연구원은 “국민카드는 업계평균 대비 카드론, 리볼빙 등 카드대출자산 비중이 높고 연체전이율 등 질적지표의 저하속도도 빨라, 경쟁사 대비 경기 하강 시 대손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출자산 증가는 단기 수익성에 긍정적이나 잠재적 손실가능성 또한 증대시키므로, 대손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말 국민카드의 실질연체율은 1.6%, 실질연체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43.3%로 자산건전성과 부실완충력은 우수한 수준이다. 그러나 여신성 자산의 확대와 함께 대손율은 2.2%로 꾸준히 증가하고, 수익성 저하압력 상승, 빠른 자산 성장 지속되는 점 등을 고려해 자본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