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KB국민카드(AA+ 안정적)가 여신성 자산 비중을 확대해 이익창출력 저하 방어에 나섰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마케팅비용 축소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그러나 신용집중도가 높은 여신성 자산이 확대되면서 레버리지배율이 상승하고 잠재적 부실 위험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 KB국민카드와 카드사별 시장점유율. 출처=한국신용평가

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2018년 말 기준 영업자산은 18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9% 증가했다. 카드이용실적 증가에 따른 결제자산 증가와 이익 확보를 위한 여신성자산 취급 잔액 확대가 이유로 꼽힌다.

국민카드는 KB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우수한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체크카드 부문에서 전업카드사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용결제 외 카드대출 전 분야에서도 양호한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국민카드의 카드이용실적은 833조원으로 2017년 대비 5.7% 성장했으며, 총 이용실적 기준 시장점유율은 13.4%로 시장지위는 중위권이다.

▲ KB국민카드와 전업계 카드사 평균 카드 이용실적과 카드자산 구성 비교. 출처=한국기업평가

그러나 국민카드를 포함한 카드업계는 현재 카드수수료율 개편에 따라 결제부문 채산성이 저하되고 과당경쟁에 따른 마케팅비용 부담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에 놓여있다. 이에 국민카드는 카드자산 외 영업자산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저하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신차할부 상품을 적극 취급하고 있다. 2018년 말 할부금융자산 규모는 1조8000억원으로, 2017년 말 대비 약 80% 증가했다. 관계기업인 에스와이오토캐피탈로부터 4049억원 규모의 할부금융자산을 매입하면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빠르게 할부금융자산 취급고를 증가시키고 있다.

더불어 카드론과 리볼빙 등 카드대출자산 비중도 확대추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민카드의 카드자산 구성 중 리볼빙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업계평균 13% 대비 높은 편이다. 카드론 비중은 27%로 업계평균과 같으며. 카드론과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 대출자산이 전체 카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다.

이에 국민카드는 이익창출력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국민카드의 2018년 영업이익은 4657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대비 867억원 증가한 값이다. 대출자산, 자동차할부금융 등 여신성 자산의 확대와 결제실적 성장, 채권매각 관련 분배금 등 덕분이다.    

▲ KB국민카드의 자본적정성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그러나 자산성장과 여신성 자산 비중의 확대는 레버리지 상승과 잠재적 부실위험 증가로 나타났다. 국민카드의 2018년 말 기준 부채의존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배율은 5.2배로, 업계평균을 넘어서 규제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업계평균 레버리지는 5배이며, 규제수준은 6배다.

더불어 자산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이익에 대한 배당이 지속되면서 자본완충력도 하락하고 있다. 2018년 말 자기자본은 3조9618억원으로 2017년 4조421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한기평은 2018년 실적에 대한 배당 2000억원 등을 고려할 때, 국민카드의 레버리지배율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 KB국민카드의 수익성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대출업무 관련 규제 강화와 비우호적인 조달환경도 부담이다. 2018년 2월부터 최고금리 인하와 연간 가계대출 성장을 7%로 제한하는 대출 성장 규제가 적용됐다. 또 신규발행 채권 금리가 만기도래 채권 금리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경기회복 지연과 가계부채 부담으로 업계 전반의 부실위험이 점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민카드의 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카드대출자산은 일시불·할부 등 신용판매자산 대비 신용위험이 높아 경기변동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위지원 한신평 연구원은 “국민카드는 업계평균 대비 카드론, 리볼빙 등 카드대출자산 비중이 높고 연체전이율 등 질적지표의 저하속도도 빨라, 경쟁사 대비 경기 하강 시 대손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출자산 증가는 단기 수익성에 긍정적이나 잠재적 손실가능성 또한 증대시키므로, 대손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말 국민카드의  실질연체율은 1.6%, 실질연체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43.3%로 자산건전성과 부실완충력은 우수한 수준이다. 그러나 여신성 자산의 확대와 함께 대손율은 2.2%로 꾸준히 증가하고, 수익성 저하압력 상승, 빠른 자산 성장 지속되는 점 등을 고려해 자본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