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SK네트웍스가 기존 사업부의 사업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는 가운데 SK매직이 날개가 돼 실적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올해부터는 AJ렌터카 관련 실적도 인식된다. 그 결과, 박리다매형 수익구조가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 IB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AA-/안정적)는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규모는 3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증권이다.

SK네트워크는 정보통신(모바일 장치의 유통), 모빌리티(석유류 유통과 렌터카 사업부문), 글로벌(화학제품 및 철강재의 수출입, 자원개발사업), SK매직과 워커힐 호텔 등 기타 부문으로 나뉜다.

다양한 사업부문 중 매출의 대부분은 정보통신, MOST 그리고 글로벌 사업부문에서 나온다. 전체 매출액의 84%(렌터카 사업부문 제외)다. 하지만 2018년 사업연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전체 당기순이익인 76억원보다 SK매직의 당기순이익(183억원)이 더 크다.

아울러 SK매직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3%에 이른다. 전체 매출액의 4.69%를 차지하지만 SK매직의 마진율이 유통 중심의 기존 사업 부문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SK네트워크의 영업이익은 1378억원이고, SK매직의 영업이익은 501억원이다.

SK매직의 실적이 좋더라도 SK네트워크의 주 사업부문은 여전히 정보통신, 모빌리티 글로벌 사업부분이다. SK매직은 신사업부문이다. 다만, EBITDA마진율과 영업이익률을 통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K네트웍크는 2014년 말 기준 EBITDA마진율이 1.40%, 영업이익률 0.9%였다. 5년 뒤인 2018년 말 기준 SK네트워크의 EBITDA마진율은 2.80%로 2배가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0%로 대동소이했다. 이는 감가상각이 되는 자산이 늘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 주요 재무비율. 출처=나이스신용평가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세전순이익에서 이자비용과 감가상각비를 더한 수치다.

김동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유통은 자산이 없는 사업”이라며 “신 사업부문으로 자신이 있는 사업 부문이 들어오니 감가상각비가 많이 잡혀 EBITDA마진이 커진 것”으로 풀이했다.

SK매직은 가스레인지, 오븐레인지, 전기레인지 등의 주방가전 사업과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의 생활·환경가전 렌탈사업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자회사인 SK매직서비스가 SK매직의 물류 및 A/S를 전담 중이다. 또한 올 1월 AJ렌터카 인수를 마무리, 모빌리티(Car-Life)부문도 강화했다.

김동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SK매직과 AJ렌터카 인수는 렌탈사업을 강화하려는 SK네트워크의 전략에 부합되고 있다”며 “인수업체(AJ렌터카)가 자체적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어 수익기반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존 영위사업과 가전렌탈 그리고 AJ 렌터카는 고객층, 사업전략 등에서 차이가 있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SK매직은 미래에셋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이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준비 중이다.

현금 많은 기존 사업부문, 차입금 의존도는 높은 까닭은?

보통 총자산 대비 매출액 비중이 1 이상인 경우 기업이 자산을 효율적으로 썼다고 평가한다. SK네트워크는 2가 넘는다. 즉, 자산의 회전율이 높다.

SK네트워크의 5년 평균 매출액은 16조8000억원으로 5년 평균 총자산 8조600억원의 2배를 약간 웃돈다. 지난해는 매출액 13조9800억원, 총자산 7조7700억원을 기록, 1.79배를 기록했다. SK매직, 렌터카 사업부문 때문에 자산이 늘어난 탓이다.

게다가 운전자금 회전기간은 마이너스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SK네트워크의 5년 평균 운전자금 회전기간은 -4.8일이다.

운전자금 회전기간은 물건을 구입해 현금이 나가고 물건을 판 이후 현금이 들어오는 기간을 의미한다. 해당 지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물건을 구입해 현금이 지불하기 전에 이미 물건을 판 대금이 회수됐음을 의미한다. 즉, 사업구조상 현금 경색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다.

▲ 운전자산회전기간.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하지만 SK네트워크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차입금 2조6300억원, 차입금의존도는 33.9%다.

한 회계사는 “종합상사 기준으로 차입금 의존도 33.9%는 높은 편”이라면서도 “자산이 적다 보니 총자본이 감소,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EBITDA마진율이 높아졌음에도 차입금은 높아져 한국신용평가의 신용등급 하향 근거인 EBITDA 대비 순차입금 6배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 한국신용평가 신용등급 하향 요인. 출처=한국신용평가

지난해 말 SK네트워크의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5.1배로 전년의 4.4배보다 소폭 증가했다.

SK네트워크가 차입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상적인 운전자본 지출과 인수자금 탓이다.

2014년 이후 5개 사업연도 중 3개 사업연도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보다 운전자본의 지출이 더 많았다. 이 가운데 SK매직 인수(6100억원), 2018년 AJ렌터카 인수(3000억원) 등의 자금 지출 요인도 있었다.

▲ SK네트웍스 FCF.출처=나이스신용평가

다만, 일각에서는 종합상사업의 특성을 반영해 매출액 대비 차입금의 비중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종합상사업의 빠른 자산회전성을 고려해 매출액 대비 차입금 비중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결국 자산은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액 대비 차입금은 15% 내외며 이 기준이면 높지 않은 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