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부동산경기 하강 등 불안한 경제환경 지속되면서 메리츠캐피탈(A+ 안정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메리츠캐피탈의 포트폴리오가 부동산금융과 자동차금융 등 경기민감도가 높은 자산으로 구성된 탓이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캐피탈이 1400억원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자산건전성 회복하는 방향으로 영업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지난 4일 3년 만기 무보증공모사채 1400억원을 발행했다. 권면이자율은 2.154%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부국증권이 인수에 참여했다.

메리츠캐피탈은 조달한 자금을 대출, 리스/할부 등 올해 4월 신규영업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캐피탈의 포트폴리오는 경기 민감도가 큰 자산들로 구성돼 있다. 이에 대손부담율 관리가 이익구조 내 핵심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 메리츠캐피탈의 주요 영업자산. 출처=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의 사업포트폴리오는 부동산금융이 주를 이룬 기업금융과 자동차 금융으로 구성된 소비자금융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중고차와 상용차금융을 중심으로 영업거점을 확대 중이다.

2018년 말 기준 메리츠캐피탈의 전체 영업자산 중 자동차금융은 49.6%(2조2232억원)를, 부동산금융(1조4000억원)은 30.8%를 차지하고 있다.

총 영업자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금융과 자동차금융은 경기에 민감하다. 중고차·신차 금융의 차주는 신용도가 낮고, 부동산금융 등 기업금융은 건당 금액이 커 대손비용의 변동성을 내포하고 있는 탓이다.

▲ 메리츠캐피탈의 주요 수익성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한신평에 따르면 2018년 메리츠캐피탈은 중고차∙상용차여신 취급 확대, 기업금융 평균 취급금리 상승 등으로 운용수익률과 이자마진율이 전년 대비 개선되면서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손부담률이 전년 대비 높아지면서 조정영업이익률은 2.3%로 0.1%포인트 하락했다. 2018년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068억원으로 2016년 484억원, 2017년 7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류승협 한신평 연구원은 “중고차·신차 금융의 차주는 신용도가 낮고 기업금융은 건당 금액이 커, 건전성 관리와 대손비용의 효과적 통제 여부가 수익성 유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나이스신용평가가 그룹화한 캐피탈사 PF대출현황.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3월 말 메리츠캐피탈과 한국투자캐피탈이 부동산경기 하강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며, PF집중도가 높아 손실완충력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용등급이 A급 이하이며, PF(프로젝트파이낸싱)집중도(PF잔액/자기자본)가 40~100%, 100%초과하는 캐피탈사는 타 캐피탈사에 비해 손실률이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과 한국투자캐피탈은 2020년 말 최종 익스포져 기준으로 PF집중도가 61.9%로 캐피탈사들 중 가장 높게 나타나, 향후 PF익스포져의 LTV가 악화될 경우 최종 손실완충력이 저하될 위험성이 존재한다.

▲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PF대출 손실액 비중 예측. 메리츠캐피탈은 GRUP5에 속한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윤성국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신용등급이 낮고 PF 집중도가 높은 캐피탈사의 경우 보유한 대부분의 PF대출이 채무인수 등 신용보강이 결부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취급하는 PF사업장의 분양률이 상대적으로 열위하고 상업용 물건의 비중이 업권 평균 보다 높아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캐피탈은 특별한 사업 방향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메리츠캐피탈 관계자는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자본확충”이라면서 “특별한 사업을 목적으로 이번 자금조달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