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새봄 사업운영 총괄 전무. 출처= 웅진

[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코웨이 인수전을 주도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차남 윤새봄 사업운영 총괄 전무가 코웨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한 발 물러섰다. 코웨이 주주총회에서 당초 예정된 윤 전무의 비상근이사 선임 안건은 본인의 고사로 제외됐다. 윤 전무가 집행유예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코웨이 경영 참가로 주목받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다만, 웅진그룹 측은 계열사 매각과 같은 굵직한 현안 등 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돼 웅진에 남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웅진그룹은 지난달 21일 윤 전무가 충남 공주시 본점에서 열리는 코웨이 임시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었지만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윤 전무는 아버지 윤 회장의 ‘꿈’이었던 웅진코웨이 재인수를 주도하면서 사내인사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웅진그룹 계열사인 북센, 웅진플레이도시 매각 등 그룹 내 큰 현안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윤 전무 역할이 커지면서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의 주요 계열사 매각은 웅진코웨이 인수 완료 후 예정된 수순이다. 웅진은 자체 현금만으로 코웨이를 인수하기 어려운 탓이다. 웅진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에 50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한국투자증권이 주선한 인수금융을 통해 1조1000억원을 차입했다. 웅진은 1조6800억원의 빅딜을 성사시켰지만 그룹 내 현금은 물론 외부 자금까지 끌어 모았기 때문에 향후 이를 상환하기 위한 추가적인 자금조달 전략을 세워야하는 상황이다.

코웨이 인수에 이어 자금조달의 지휘봉을 잡은 것도 윤 전무다. 그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웅진씽크빅 전략기획팀, 웅진케미칼 경영관리팀 등을 거쳐 웅진 기획조정실장, 웅진씽크빅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윤 전무는 웅진그룹 내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사업 기획과 경영, 재무구조 개선 등을 담당해 온 ‘기획전문가’로 꼽힌다.

윤 전무는 2012년 웅진케미칼 매각 당시에도 경영기획실장을 맡으면서 매각을 성공적으로 성사시켰다. 이 밖에도 지주사 웅진의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회생절차 종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웅진씽크빅 수익성 개선에도 주력했다. 웅진씽크빅의 매출은 윤 대표 취임 전인 2015년 6505억원에서 취임 후인 2016년 6240억원, 2017년 6243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 234억원에서 2016년과 2017년 각각 377억원, 342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7월에는 지주사 웅진의 사업운영 총괄에 선임됐다.

윤 전무는 지난 2016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웅진씽크빅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는 내년 4월에 만료된다. 일각에서는 윤 전무의 집행유예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코웨이 경영 참가로 주목받는 것이 부담스러워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고사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장남인 윤형덕 웅진투투럽·웅진에버스카이 대표이사 보다 차남인 윤 전무에게 치우치는 분위기다.

웅진은 일찌감치 지분 승계를 마무리지었다. 윤석금 회장은 2012년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윤 회장은 웅진홀딩스 지분을 두 아들에게 넘겼다. 웅진의 최대주주는 윤석금 회장의 아들인 윤형덕 대표와 윤새봄 전무로 각각 14.16%, 14.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지분도 동등하게 나눠 갖고 있다. 윤 대표와 윤 전무는 웅진씽크빅 지분을 각각 1.28%씩, 웅진에너지 지분도 각각 0.27%씩 똑같이 소유하고 있다.

웅진그룹의 주력은 씽크빅과 코웨이다. 윤 전무는 웅진씽크빅과 코웨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면서 승계과정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전을 진두지휘 했지만 그룹 내 매각 이슈 등 굵직한 현안들이 남아 있다”면서 “그룹 내 중추적인 역할을 위해 남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