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CJ제일제당은 ‘월드베스트 CJ(3개 이상 사업 분야에서 세계 1등)’로 도약하기 위한 글로벌 영토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다수의 글로벌 인수합병(M&A)를 진행·검토하고 있는 만큼 자금소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대규모 자금조달이 많은 올해 CJ제일제당은 재무와 신용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8조6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327억원이다.

▲ ▲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8조6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327억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714억원으로 전년(1조1808억원)의 40% 수준에 그쳤다. 현금및현금성자산도 5476억원으로 최근 3년 사이 최저를 기록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CJ제일제당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보다 상승해 우수한 실적을 거둔 듯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714억원으로 전년(1조1808억원)의 40% 수준에 그쳤다. 현금및현금성자산도 5476억원으로 최근 3년 사이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영업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대규모 투자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양호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우수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인수합병과 신·증설투자가 확대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국내 김 원초업체인 삼해상사 지분 49%(738억원), 미국 냉동식품업체인 카히키(678억원)를 인수했다. 종속회사인 CJ대한통운도 베트남 GEMA DEPT(905억원), 미국 DSC LOGISTICS(2697억원) 등을 인수했다.
 
이밖에도 2016년 중국 기능성 아미노산업체인 하이더 인수(363억원), 바이오부문의 심양 공장 증설(949억원), 말레이시아 바이오공장 증설(433억원), 인도네시아 사료공장 준공(345억원), 종속회사인 CJ대한통운의 룽칠물류 인수(약 4500억원)했다.
 
2017년에는 베트남 미트볼업체 민닷푸드 인수(150억원), 러시아 냉동식품업체 라비올리 인수(453억원), 브라질 셀렉타 지분 90% 인수(3600억원), 말레이시아 바이오법인 증설(1266억원), 인도네시아 바이오법인 증설(543억원) 등의 대규모 투자가 있었다. 

▲ CJ제일제당은 2016년부터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CJ제일제당은 2021년까지 총 9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 송두단지에 대규모 가공 식품 생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지난해 결정한 미국 식품회사인 쉬완스(지분 80%를 약 2조1000억원) 인수건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아직 쉬완스 딜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현재 CJ제일제당은 미국의 프리노바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자체 및 종속회사 투자규모가 확대되면서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지난 2014년 약 5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7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부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투자자금 조달과 재무부담 해결책으로 유휴자산과 비주력사업을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1조3100억원에 매각했다. 이밖에도 2016년 상암동 E&M센터 매각(122억원), 2017년 삼성생명주식(3577억원)을 처분하기도 했다.

고민거리는 또 있다. 바로 신용등급 하방압력이다.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투자가 이어지다보니 현재 ‘AA0’ 수준인 무보증사채 등급이 지난 2017년부터 등급 하향변동요인에 근접한 상태다.

▲ CJ제일제당은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투자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쉬완스 인수가 끝나고 연결재무에 반영되면 차입금이 더 늘어나고 재무지표 악화가 불가피하다”면서 “여기에 국내외 생산기지구축에 예산이 집행되고 검토중인 대규모 인수합병이 진행되면 등급하락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