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엔씨소프트의 대표 PC MMORPG 리니지의 리마스터 버전이 정식 업데이트 이후 순항하고 있다. 리마스터를 출시한 지난 3월 27일과 비교했을 때 4월 5일 기준 전국 PC방에서의 총사용 시간이 141% 증가했으며, 총사용횟수 또한 눈에 띄게 늘었다. 장르 점유율과 전체 점유율은 모두 두 배 이상 늘었다. 현재 RPG 장르 중에선 가장 높은 사용량을 기록 중인 로스트아크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 리니지 PC방 사용 추이. 출처=더로그
▲ 리니지 PC방 사용 추이표. 출처=더로그

7일 엔미디어플랫폼이 제공하는 PC방 순위·통계 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리니지는 리마스터를 정식 출시한 3월 27일 총사용 시간이 3만1132시간이었지만 출시 일주일이 지난 4월 3일 6만9227시간을 기록하며 PC방 사용 시간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총 사용횟수 또한 2만6858회 수준에서 4만872회로 눈에 띄게 늘었다. 토요일인 6일 기준으로는 사용시간과 사용횟수가 각각 8만6317시간, 4만5924회로 집계됐다. 

사용 시간이 늘어나며 점유율도 늘었다. 기존 사용시간 점유율은 1%를 넘지 못했지만 일주일 만에 2%를 돌파하며 전체 사용시간 순위 10위 권에 들어가기도 했다. RPG 장르 점유율도 8%에서 17%까지 늘어났다. 6일 기준으로는 점유율이 줄고 순위가 밀리긴 했지만 이는 주말을 맞아 다른 인기 게임들의 사용시간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니지 자체의 사용시간은 1만 시간 가량 늘었다. 

리니지 리마스터가 초기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사용 경험에 큰 변화를 줄만한 대규모 업데이트 인데다가, 정식 출시 기념 이벤트로 30일 무료 이용권 제공, 각종 쿠폰과 출석체크 이벤트를 진행하고 사전 예약을 통한 TJ 쿠폰 등 혜택을 지급 지급한 점이 복귀 유저들을 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20년 된 리니지 확 바꾼 ‘리마스터’

올해는 리니지가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해다.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리니지는 매년 크고 작은 규모의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루어졌지만, 그래픽이 눈에 띄게 바뀐다거나 모바일과 연동하는 등의 시도는 없었다. 그런데 올해 리마스터 버전을 통해 풀HD 그래픽 전환, 자동사냥 탑재 등의 큰 변화가 생겼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7년 리니지의 모바일 버전인 ‘리니지M’을 출시한 이후 리니지와 리니지M의 노선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실제로 리니지M 개발을 시작할 때도 리니지와의 연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놓기도 했다. 엔씨가 내린 결정은 ‘독자적 노선’이었다. 각자의 길을 가더라도 두 게임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리니지 리마스터 업데이트는 그 결심의 시작인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리마스터 계획을 발표했다. 12월 테스트 서버에 리마스터 버전을 적용했으며 지난 2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11월 열린 간담회에서 엔씨 측 관계자는 출시 일정에 대해 “눈이 오기 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정식 서비스는 계절이 바뀌고 벚꽃이 필 무렵 시작했다. 테스트 서버를 통해 발견된 최적화 문제 해결과 기존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는데 시간을 좀더 쏟았기 때문이다. 

리마스터에 적용된 눈에 띄는 변화로는 우선 풀HD 그래픽 업데이트가 있다. 기존 800X600 해상도에서 1920X1080으로 넓어졌고 세세한 그래픽이 더 선명해지고 세련되게 바꿨다. 넓은 화면이 대규모 전투 컨텐츠에서 더욱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리니지 리마스터 그래픽. 출처=엔씨소프트

자동 사냥이 도입됐다. 이를 위해 PSS(플레이 서포트 시스템)가 도입됐다. 단순한 자동 사냥뿐만 아니라 설정에 따라 물약 구매, 위험 상황 시 귀환 등 세세한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모바일과의 연결을 지원한다. ‘예티’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원격 플레이를 지원한다. 자동사냥에 대해서는 PC MMORPG의 매력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엔씨는 “이제는 자동사냥은 피할 수 없는 트렌드”라고 판단했다. 단순 육성을 위한 사냥은 편리함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전투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