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패션업계가 온라인 전용상품의 비중을 점차 늘리는가 하면 오프라인 매장을 아예 접고 유통채널을 온라인으로만 강화하고 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차별화 마케팅으로 한동안 이어진 패션업계의 침체기 속 돌파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부문 온라인 쇼핑 비중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통계청의 ‘2017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체 패션 부문 거래액 12조 392억원으로 2016년의 10조 2316억원보다 15% 성장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온라인몰 거래액은 20조 4988억원으로 4년 전 보다 약 3배 늘었다. 패션부문 거래액에서 모바일 판매 비중은 8조 830억원으로 71%를 차지했다. 

업계는 패션기업의 온라인몰 상승세가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와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를 적극 반영함과 동시에 온라인 유통망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편리한 온라인 몰을 구축하고 독보적인 서비스와 콘텐츠를 선보이는 기업이 상승 궤도를 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또한 백화점과 대리점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매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만큼 모든 스타일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대중화를 생각해야 한다. 반면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10~20대 고객 비중이 높은 온라인에서는 파격적이고 트렌디한 제품을 소량으로 빠르게 생산하고 출시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 보급의 빠른 확대로 어디에서나 소비가 가능해진 점도 한몫했다.

이에 최근 패션 기업들은 오프라인 상품보다 가격대를 낮춘 온라인 전용상품을 출시해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퀵서비스, 3D 가상 피팅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몰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패션 기업들은 현재도 상승세에 있다. 

▲ 휠라의 ‘디스럽터2’ 제품. 출처=휠라코리아

대표적으로 수년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휠라가 지난해 뉴트로 감성을 담은 어글리 슈즈 ‘디스럽터2’ 출시와 동시에 재조명을 받으면서 제2의 전성기가 달리고 있다. 오랜 시간 실적 부진을 겪은 휠라는 출시 이후 약 15개월 만에 현재까지 200만개의 신발을 팔며 그 인기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휠라코리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 9546억원으로 전년의 2조 5303억원보다 16.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573억원, 1270억원으로 64.2%, 17.6% 급증했다. 또한 온라인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10배에 가까운 폭발적 매출성장을 기록했던 온라인몰은 휠라가 그동안 자사 온라인몰과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 등을 통해 온라인 단독상품을 꾸준히 선보인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휠라의 온라인 사업 강화는 유통채널을 보다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백화점과 대리점 위주였던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신발 편집숍·온라인 유통을 강화하며 10~20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핸드백 브랜드 '블랭크블랑' 출처=코오롱FnC

코오롱FnC도 올해 온라인몰 전용 자사 핸드백 브랜드 ‘블랭크블랑(BLNKBLANC)’로 온라인 유통망 확장에 나서고 있다. 블랭크블랑은 코오롱FnC의 핸드백 디자이너 브랜드인 쿠론에서 지난해 선보인 온라인 브랜드다. 기존 쿠론의 고객층보다 젊은 타깃인 20대 초중반의 본인만의 개성과 자유로운 감성이 강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했다.

출시 이후부터 꾸준히 인기를 받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자 유통망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에 블랭크블랑은 코오롱몰 단독 전개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롯데면세점(온라인), 무신사, W컨셉 등 다양한 온라인몰에 입점하고 있다. 이번 온라인몰 유통망 확장을 기반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타깃 연령층에 맞게 유통구조와 마케팅을 차별화한 전략이 통했다”면서 “유통망이 넓어진 만큼 국내외 다양한 고객과 친밀하게 소통하며 브랜드 인지돌르 더욱 확고히 다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코오롱FnC는 의류 브랜드에도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하며 오프라인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 의류브랜드 '럭키슈에뜨' 출처=코오롱FnC

지난해 3월부터 ‘럭키슈에뜨’와 ‘커스텀멜로우’ 브랜드에서 온라인 전용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전용 상품은 기존 소비자들로 하여금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새로운 소비자들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옷을 직접 입어볼 수 없다는 온라인 쇼핑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길이나 외형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도 함께 올려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패션업계에서 온라인 전용 상품은 신규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하기도 하고 첫 상품이 되기도 하고, 기존 고객들에게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도 한다”면서“럭키슈에뜨와 커스텀멜로우가 온라인 전용 상품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 LF 질바이질스튜어트 앨리스 라인. 출처=LF

LF도 지난 3년 간 온라인 LF몰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LF는 오프라인 브랜드인 일꼬르쏘, 질바이질스튜어트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백화점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하다가 2016년 질바이스튜어트를 출시하면서 온라인 시장을 공략했다. LF몰 매출은 2014년 1385억원에서 2017년 3056억원으로 증가했다. 온라인몰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10%에서 22% 수준으로 올랐다. 

온라인몰 강화는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하고 경기 불황의 상황에 제품 가격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오프라인 질스튜어트보다 온라인 질바이스튜어트가 조금 더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중이다.

▲ 질바이질스튜어트 슈즈 라인 2019 봄여름 화보. 출처=LF

또한 온라인 주문으로 한정 생산·판매하는 방식인 신발 주문생산 플랫폼 ‘마이슈즈룸’을 비롯해 소비자가 자신의 성별과 키, 몸무게 등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아바타가 나타나 착장 모습을 구현하는 3D 가상 피팅 서비스 ‘LF 마이핏’ 등을 론칭하며 지난해 온라인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LF 관계자는 “백화점 매장을 유지하기 위해 들어갔던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가 감소하고 수요가 없어도 매장 구성을 위해 갖춰놔야 했던 제품 생산비용을 줄였다”면서 “오히려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면서 수익성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간판 브랜드 중 하나인 빈폴의 온라인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빈폴키즈는 2016년 9월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했다. 온라인 브랜드 전환 후 빈폴키즈의 생산 대비 판매율은 87%로 상승했다.

▲ 오이아우어(OIAUER) 출처=삼성물산 패션부문

최근에는 2019년 봄 시즌 밀레니얼 여성 고객을 겨냥한 온라인 전용 컨템포러리 브랜드 ‘오이아우어(OIAUER)’도 선보였다. 오이아우어는 ‘나를 나답게 만드는 시간’이라는 뜻으로 자신만의 가치관과 취향으로 스스로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자기주도적 여성을 뮤즈로 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반영해 여성스러우면서도 출퇴근과 일상 복장으로 손색이 없는 데이웨어를 제안한다.

오이아우어는 상품 구성을 기존 여성브랜드의 토탈 컬렉션 방식이 아닌, 전략 상품을 중심으로 집중해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통합 온라인몰인 SSF샵에서 독점 판매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패션시장에서 자사몰 중심 운영으로 가성비를 높이고 차별화된 콘텐츠 등 많은 혜택을 고객에게 직접 제공해 온라인 비즈니스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상품의 기획와 생산 노하우, 온라인 사업부의 마케팅 및 판매 역량을 모든 부분에 접목하고 있다”면서 “빅데이터 활용과 고객 품평단 운영 등 온라인의 빠른 소통을 무기로 소비자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직접 반영해 고성장 중인 온라인 패션 시장에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패션업계는 온라인 이커머스의 빠른 부상이라는 상황 속에서 무료배송, 가심비, 온라인 소통, 밀레니얼 세대가 패션 온라인 시장에서 업계가 주목하는 키워드가 됐다”면서 “이러한 온라인몰의 여러 장점을 전략에 적절하게 활용하면 침체돼 있는 기업들도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