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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윤의 AI 천일야화] 고령화 국가일수록 로봇 채택 높다1000명당 산업용 로봇 한국 20.1대, 독일 17.0대 일본 14.2대 미국 9.1대
   
▲ 일본의 건물 유지보수회사 니혼 비소(Nihon Biso)와 미츠비시 부동산(Mitsubishi Estate)은 지난 3월에 건물 유리를 닦는 로봇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출처= Nihon Biso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세계는 지난 10년 동안 저성장의 시대에 갇혀 있었다. 경제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은 경기 침체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을 하고 있지만, 그 정확한 이유나,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가장 큰 두 가지 동력은 생산성 증가와 노동력 증가다. 경제 성장의 침체에 대한 한 가지 인구통계학적 이론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와 노동력 성장이 둔화 내지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세계 인구는 77억 명이다. UN 인구통계국은 세계 인구가 2050년에는 98억명에 달하고 성장 속도는 0.5%, 2100년에는 112억명에 성장 속도는 0.1%일 것으로 추정한다. 또 다른 예측에 따르면, 인구 증가 속도가 이보다 더 더뎌서 2070년경에 94억명으로 절정에 이르렀다가 2100년에는 90억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또 다른 프로젝트는 세계인구는 90억명이 정점일 것이며 2100년에는 현재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한다.

일본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은 이미 인구 감소를 겪고 있다. 미국 인구는 현재 3억 3천만 명, 2050년에는 3억 9천만 명, 2100년에는 4억 5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미국의 출산율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그나마 이민으로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미국의 인구 성장률은 이민을 포함하면 0.71%, 이민자를 제외하면 0.43%다.

1960에서 2005년 사이에는 세계 노동인구가 연평균 1.8%씩 성장했지만 그 이후 매년 성장률은1.1% 선에 머물고 있다. 인도, 나이지리아, 필리핀 같은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노동 인구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 일본, 독일 등에서는 이미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미국에서는 1960년부터 2005년까지 1.7%였던 노동인구 증가율은 지난 10년간 매년 0.5%씩 매우 느리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출산율 감소가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노동인구는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MIT의 다론 아체모글루 경제학 교수와 보스톤대학교의 파스쿠알 레스트레포 교수는 2017년 논문에서 "선진국들을 위시한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의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가장 위험한 경제 질병 중 하나일 것"이라고 썼다.

노동자의 생산성과 소득이 40대에 정점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 고령화는 노동력을 감소시킬 뿐만 생산성 저하를 초래한다. 따라서 더 빠른 노화를 겪고 있는 나라들이 경제성장 둔화와 1인당 GDP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 세계 인구는 2050년에는 98억명에 달하고 성장 속도는 0.5%, 2100년에는 112억명에 성장 속도는 0.1%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출처= UN 인구통계국

최근 수십 년 사이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들에서, 연령 구조의 변화와 1인당 GDP의 변화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없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체모글루 교수와 레스트레포 교수는 지난 3월에 발표한 <인구통계학과 자동화>라는 논문에서 기술 채택과 혁신이라는 단순한 모델을 바탕으로, 노동력의 고령화가 경제성장과 자동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들은 근로자들을 두 가지 연령 집단, 즉 21세에서 55세 사이의 중장년층과 56세 이상의 노인으로 나누었다. 이 근로자들은 서로 다른 업무와 산업에 할당되었다. 이 모델은 중장년 노동자가 육체적 생산 업무에서 비교 우위에 있기 때문에 고령 노동자는 생산 업무가 아닌 서비스에 치중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두 교수는 "우리 모델에서 기술은 내생적(內生的)이다. 이 모델에서 기업들은 생산 업무를 자동화하고 노동력을 기계로 대체하기 위해 자원을 투자하며, 중년 노동자의 임금이 더 높을수록 자동화를 위한 더 강력한 동기를 갖는다."라고 설명했다.

"이 틀을 이용하면, 중장년층 근로자의 비율이 줄어드는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오히려 자동화 기술 채택을 유도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들의 주요 발견과 예측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첫째, 이 모델은 기업들이 노동력이 고령화되면 주로 중장년 근로자들에게 의존했던 생산 관련 일을 더 많이 자동화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장년층 근로자들의 직무가 로봇과 관련 기술에 의해 자동화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측한다.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 분석이 이러한 예측을 입증하고 있다. 결국 한 나라의 인구가 빠르게 고령화될수록 중장년 노동자의 상대적 부족을 메우기 위해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의 사용과 발전은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다 급속한 고령화를 경험하는 나라들, 즉 일본, 독일, 한국 같은 나라들이 산업용 로봇 채택의 선두에 서 있는 나라들이다. 한국은 1000명당 20.1대의 산업용 로봇을 보유하고 있고, 독일은 17.0대, 일본은 14.2대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근로자 1000명당 9.1대로 산업용 로봇의 채택에 뒤처져 있다. 그 이유는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들은 한국, 독일, 일본처럼 고령화가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의 산업용 로봇 채택율이 미국의 거의 두 배에 해당되지만, 만일 미국이 독일과 같은 인구학적 추세를 보인다면 그 격차는 25%로 줄어들 것이다.

   
▲ 연령대별 인구분포 변화. 1950년, 2017년, 2100년.    출처= UN 인구통계국

둘째, 아체모글루 교수와 레스트레포 교수는 또, 인구학적 압력(급속한 고령화)이 로봇과 다른 자동화 기술의 단순한 사용뿐만 아니라, 로봇의 개발이나 다른 산업에서의 자동화 기술 및 특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모든 경우에, 분석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 관계를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독일과 일본은 산업용 로봇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를 각각 6개 보유하고 있지만, 고령화가 덜 된 미국은 1개 밖에 없다.

이들의 분석 결과는 또, 비단 로봇 뿐 아니라 산업 자동화 기술의 수출 비중도 고령화 국가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연구결과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해, 고령화가 산업자동화와 무관한 기술 수출 사이에도 상관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러나 그런 연관성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들은 산업자동화와 관련된 특허로 비슷한 분석을 실시했고, 역시 고령화와 그러한 특허의 수 사이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지만, 산업자동화와 관련되지 않은 특허와 고령화 사이의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셋째, 두 교수는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를 측정해 고령화와 생산성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사실 일반적으로 고령화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분명하지 않다.

"한편으로는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생산성이 높은 중장년 노동자의 수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그로 인한 자동화 기술의 채택을 높임으로써 오히려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동화의 기회가 가장 큰 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떨어지고 오히려 생산성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지요.”

결론 부분에서 저자들은, 그들의 연구가 제조업의 생산 업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AI와 관련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고려할 때, 보다 다양한 산업에서 훨씬 더 광범위한 작업들이 자동화에 개방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인구 고령화, 경제성장과 자동화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4.07  17: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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