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NHN이 IT서비스 기술 역량 강화와 매출원 확대를 도모한다. 지난해 비게임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으며 간편결제·전자상거래·클라우드 등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눈에 띄는 움직임은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의 일본 진출이다. 토스트를 통해 올해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를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NHN은 지난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NHN엔터테인먼트’에서 ‘NHN’으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사라진 NHN 고유 브랜드를 다시 살리고 기존 게임과 핀테크 사업 외에도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에 부응한 핵심기술 발전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NHN의 역사는 지난 2000년 한게임과 네이버의 합병으로 시작됐다. 그러다 2013년 8월 NHN은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로 분할됐다. 이번 사명변경으로 약 6년 만에 NHN 브랜드가 부활한 셈이다. 

웹보드 규제 이후 시작된 ‘변신’

NHN엔터테인먼트의 주력 사업은 게임이었다. 한게임을 통해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 게임 서비스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4년 2월 정부의 웹보드 게임 규제가 시작되며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규제 내용은 웹보드 게임의 월 결제한도와 일 손실한도, 1회 베팅 한도 등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이러한 규제는 웹보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효과를 넘어 결제액 자체를 규제해 버린 것이기 때문에 타격은 불가피했다. 

신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했던 NHN은 2015년 350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한 보유한 웹젠 지분 7.48%를 매각해 1000억원을 확보하며 게임 사업과 페이코 등 신사업에 투자했다. NHN은 다음해인 2016년 남은 웹젠의 지분 전량인 19.24%를 마저 처분하며 실탄 2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신사업 투자·서비스에서 활로를 모색한 결과 NHN의 비게임 매출 비중은 해마다 늘었다. 2014년 전체 매출의 88.3%에 달하던 게임 매출 비중은 2017년 52.3%를 기록하며 비게임 사업과 거의 동등한 수준이 됐고, 지난해엔 34.6%로 줄며 사업 비중의 균형이 비게임 사업으로 기울었다. 

▲ NHN 사업별 매출 추이. 출처=NHN

NHN의 매출액은 2014년 556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 9091억원을 기록하며 지속 성장했고 2018년엔 1조원을 넘기며 몸집을 키웠다. 비게임 사업 부문 매출액이 2014년 638억원에서 2018년 8269억원으로 비약적으로 늘어난 덕이다. 게임 매출의 경우 4000억원대를 유지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아직 아쉬운 수준이다. 2018년의 경우 매출액 1조2646억원 중 영업비용으로 1조1960억원을 사용했는데, 지급수수료(5934억원)가 약 5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NHN 실적 추이. 출처=딥서치

올해 클라우드 사업으로 IT서비스 매출원 확대 모색

NHN은 올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Toast)’의 일본 시장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3월 도쿄지역에 토스트 일본 리전을 마련했고 로컬 지역의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에 힘쓰는 중이다. NHN은 지난 1월 토스트의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날 NHN의 클라우드 사업부 김동훈 이사는 “올해는 토스트가 글로벌로 나가는 원년의 해가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월1일 발표한 NHN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NHN은 일본 지역에 NHN 재팬을 통해 IT인프라서비스를 사업 목적으로 하는 NHN Techorus Inc., NHN Savaway Corp.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 TOAST BI. 출처=NHN

토스트는 지난 2014년 10월 출시한 국내 최초 오픈스택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다. 주로 게임, 쇼핑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예를 들어, 국내 게임 기업들이 해외에 게임을 론칭할 때 글로벌 원빌드를 제공해 주는 식이다. NHN은 자체적으로 토스트의 기술 지원과 개발 운영 등의 인력을 가지고 있다. 

NHN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율은 매년 20%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토스트는 검증된 기술력과 서비스 노하우,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본 클라우드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6조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3배 이상이다. 

다만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강자가 있다. AWS, MS 등이 사실상 전세계 대부분의 클라우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역시 다르지 않다. 다만 NHN이 기대를 거는 부분은 그럼에도 현지 클라우드 중견 기업도 매년 2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NHN은 앞서 서비스 경험을 쌓은 게임, 쇼핑 분야를 우선 공략할 방침으로 전략을 잡았다.

사업 목표로는 3년안에 연 매출액 100억엔(약 1000억원)을 언급했다. 이는 로컬 클라우드 업체들의 연간 매출액이다. 수년안에 토스트를 로컬 클라우드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