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닦기 공사에 한창인 '한양수자인 구리역' 부지.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한양수자인의 분양이 다가오고 있는 구리지역은 인창동과 수택동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새로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단지들은, 규모는 작지만 여러 교통호재와 다산·왕숙신도시 등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을 생각해 구리 지역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일 ‘한양수자인 구리역’이 견본주택을 열고 예비 청약자들을 맞는다. 수택지구 재건축사업으로 공급되는 해당 단지는 지하 3층~최고 20층 높이 7개동에 전용면적 59㎡와 84㎡로 이뤄진 총 41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도보로 약 10분 이내 거리에 경의중앙선 구리역과 공사가 한창인 8호선 별내선 연장선, 다양한 버스노선 등 교통 환경이 강점인 입지다.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은 2022년 개통 예정으로, 현재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인 수택지구(한양수자인 부지), 수택1지구, 인창C구역, 수택42통지구 등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해당 전철이 완공되면 서울 암사동까지 약 10분 내로 진입할 수 있고, 또한 강남·송파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구리 시내는 8호선 연장선 공사로 혼잡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실제 <이코노믹리뷰>가 공사 현장을 방문한 결과 일선 중개사들은 조심스레 1순위 내 마감과 완판을 예상했다. 수택동 G공인중개사는 “교통 호재도 있지만, 이미 완비된 편의시설 때문에 구리시 내에서도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재래시장, 백화점, 도매시장이 다 있기 때문에 생활편의는 높지만, 동네가 많이 낙후돼 있기 때문에 신축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같은 지역 B공인중개사는 “하남은 미사강변도시로 떴지만 상권이나 강북접근성 면에선 구리가 더 나은 점도 있다”면서 “동네별로 낙후된 구역이 있어 수도권 내에선 저평가받는 경향이 강하지만, 왕숙천과 한강도 끼고 있으면서 미사보다 저렴한 약 3억~5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된 곳은 오히려 투자가치가 있음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수택동에는 ‘한양수자인’ 외에도 현대건설이 수주한 ‘수택1지구’가 현재 재건축 사업의 관리처분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 지구는 약 3만2000㎡의 면적에 총 565가구의 ‘현대 힐스테이트’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해당 단지는 용적률 249.85%가 적용됐고, 전체 7개동에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로 들어선다. 해당 지구는 2007년 12월 조합설립인가, 2008년 사업시행인가가 났지만 더딘 진척을 보인 곳이다.

이병관 수택1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장은 “올해 말쯤 관리처분인가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그때부터 철거에 돌입해 분양에 나설 것”이라면서 “입지상으로 초등학교와 가까운 요인도 있어 청약률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방문한 수택1지구는 도로 구획이나 공원, 학교 등의 낙후도는 심하지 않았지만 1980년대 말에 지은 공동주택이 단지를 이루면서 노후화되고 있었다. 지어진 지 오래되다 보니 건물 측벽 곳곳에 붕괴위험을 공지할 만큼 낙후도가 심해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 1980년대 말에 지어진 노후한 주택들이 밀집한 수택1지구.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수택1지구 남쪽으로는 ‘수택42통지구’가 관리처분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2017년 3월 21일 기준으로 사업시행을 인가받은 해당 지역 역시 연립주택과 빌라 등 낙후된 구축 건축물들이 즐비한 곳이다. 다만 비교적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8호선 연장선 예정역이 주변에 들어설 전망이란 점이 호재로 잠재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20층 3개동에 전체 252가구로 계획돼 있지만 관리처분 시점이 호재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내홍 있지만 관리처분 총회 연 ‘인창C구역’

구리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구리시내 관리처분 인가를 기다리는 곳은 총 네 곳”이라고 말했다. 구리역을 사이에 두고 있는 인창동 ‘인창C구역’ 역시 관리처분인가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지역은 수택지구 등 재건축 사업과는 달리 ‘재정비촉진사업’, 즉 뉴타운에 속하는 사업으로 면적도 약 5만㎡로 넓은 편이다. 구리역과 가장 가까운 편이고 공급 예정 가구수도 1180가구로 많다. 지난해 4월 3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롯데건설이 수주를 맡아 주거용 용적률 280% 이하, 상업용 용적률 600% 이하를 적용해 중대형 단지로 건설한다. 대로변엔 구리시 내에서 가장 높은 주상복합형 건축물이, 나머지는 아파트로 구성될 계획이다.

▲ 인창C구역 곳곳에 붙은 비대위 벽보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인창동과 수택동을 아우르는 ‘뉴타운’ 계획에 따르면 이 지역의 노후 불량 건축물은 2007년 기준 47.9%를 기록했다. 다만 찬반 갈등과 부정적 인식 등을 이유로 2013년 전체 12개 지구 가운데 인창A구역과 수택A·B·C·F·G가 해제됐고, 2016년 추가로 인창B·E·F, 수택D구역도 해제되면서 현재 인창C구역과 수택E구역만 남은 상태다. 인창C구역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위시한 반대 여론도 있어 조합의 추진 자체를 비토하는 벽보들로 그득했다.

이러한 내홍도 있긴 하지만 인창C구역은 지난 3월 29일 관리처분 관련 조합 총회를 열고 7개의 안건을 의결한 상태다. 전체 조합원 383명 가운데 서면 포함 338명이 참석했고, 제3호 안건인 관리처분계획안 승인과 인가 신청을 의결한 결과 찬성 309표로 가결됐다.

인창C구역 주상복합 건물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게 이 지역 H공인중개사의 견해였다. 중개사는 “일단 대로변에 있다는 이점이 있고, 똑같이 대로변에 있지만 이곳에서 약 2㎞ 거리에 있는 남양주시 다산1동 ‘효성해링턴타워 도농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가 5억원 이상인 점을 생각하면 이곳의 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인창C구역은 언덕길과 낙후한 건물이 줄지어 서 있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수택E구역도 같은 과정을 밟고 있다. 뉴타운의 일환으로 계획된 수택E구역 역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해당 지역은 재건축, 뉴타운을 통틀어 가장 많은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주거용 280% 이하, 상업용 600% 이하의 용적률이 적용되고, 토지 등 소유자수 1314명을 포함해 전체 3050가구 가운데 2896가구가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분양을 마치고 준공을 앞둔 단지도 있다. 인창C구역 북쪽 인창동재개발구역의 경우 지하 2층~지상 25층 높이 7개동에 632가구 규모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가 한창 공사 중이었다. 지난 4월 분양한 뒤 2020년 중에 준공 인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분양 당시 해당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단위면적 3.3㎡당 1550만원으로 구리시 최근 2년 평균 분양가인 1252만원보다 약 300만원 높은 가격이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최근 2년 입주 아파트 시세가 1491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는 구리시내의 시세를 주름잡는 대장주로 기능할 전망이다.

▲ 'e편한세상 구리 어반포레'가 들어선 인창동재개발구역.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반면 구리시내를 관통하는 경춘로 남쪽의 상업지역은 도로와 일부 건물이 낙후했지만 뉴타운 구역 지정에서는 해제됐다. 상업지역에 위치한 E공인중개사는 “상업지구는 애초에 존치지구로 지정됐지만, 땅값이 워낙 높기도 하고 주민들의 의견도 갈리면서 해제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지역에 자리한 한 건축물의 개별공시지가는 ㎡당 343만원 수준이다. 이는 건축물의 가치는 제외된 값이기 때문에, 만약 재개발 사업 등이 진행된다고 해도 높은 보상비로 인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E중개사는 “현재 왕숙지구, 다산신도시, 별내신도시의 상업지역이 아직 완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구리를 중점으로 소비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춘선을 이용하거나 8호선 교통망, 세종-춘천 고속도로 등이 확장되면 소비자들이 구리를 거점삼아 활동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새로 조성된 신도시의 경우 시설은 좋지만, 입지상 다른 지역보다 서울에 가깝다는 점이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답했다.

▲ 구리시내는 총 6900가구 규모의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출처=구리시 도시재생정보센터.

김은진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구리 지역은 물량이 크지 않아서 다른 분양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인접한 남양주 지역의 공급 물량이 수요 대비 워낙 많다”고 말했다. 김은진 연구원은 “구리 지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추후 인구 증가 가능성이나 성장 가능성 등의 영향은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신도시 지역에도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겠지만, 그 전까지는 구리시가 일대에서 중심지 역할을 일정 부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리지역은 이밖에 딸기원지구, 딸기원2지구가 각각 조합추진위와 조합설립을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