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담배업계 3강 경쟁구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사업자들이 들어온다. 출처= 각 사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국내 담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KT&G·BAT·필립모리스 3사의 경쟁 구도로 단조롭게 유지되던 것이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들의 도전들 받게 되면서 경쟁구도에도 약간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내 담배 소비자들은 미국이나 일본에서 인기를 끈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들의 유입으로 제품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을 반기고 있지만 기존 업체들은 시장의 변화를 면밀하게 살피는 등으로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궐련형 전자담배 브랜드 ‘죠즈(jouz)’는 지난 4월 1일 무게 44g의 초경량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죠즈12’를 한국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일본과 러시아에 이어 우리나라에도 출시된 ‘죠즈20’의 후속 제품이다.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출시된 죠즈는 발매직후 일본 이커머스 사이트 아마존 재팬과 라쿠텐에서 전자담배 순위 판매 1위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끈 제품이다. 죠즈12는 배터리 일체형에 1회 완충 시 12회 연속으로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죠즈12는 이달 15일부터 죠즈 공식홈페이지 그리고 전국 300여개의 전자담배 전문점과 멀티샵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 한국에 판매를 시작한 일본 죠즈 사의 인기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죠즈12'. 출처= 죠즈

죠즈12의 한국 출시에 대해 일본 죠즈 본사(jouz limited)의 제너럴 매니저 제이슨 장(Jason Zhang)은 “죠즈20에 대한 한국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신제품 죠즈12의 출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만들어 현지 전자담배 판매 1위에 오른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도 5월 중 한국 출시가 예정돼있다. 쥴은 스틱형 담배를 기기에 끼워 가열해 피우는 것이 아닌 액상이 들어있는 카트리지를 장착해 흡입하는 CSV(Closing System Vaporizer)방식 제품으로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으로 각광을 받았다. 이에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공식 출시 전임에도 해외직구로 제품을 구해 쥴을 사용하는 애연가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쥴 측은 “미국과 다른 한국의 니코틴 함량 제한 규정에 맞춘 제품들을 곧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쥴의 출시 예고로 휴대가 간편하고 디자인이 심플한 CSV방식 전자담배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쥴과 호환이 가능한 CSV방식 전자담배 제품인 몬스터 엑스팟(Monster X POT), 비엔토(VIENTO) 등 다양한 제품의 이용 후기와 추천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일련의 변화에 대해 기존 업체들 중에서는 KT&G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KT&G는 지난해 말 스틱 담배와 액상 카트리지를 함께 사용하는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는가하면, CSV 담배의 수요 증가를 대비하기 위해 릴 팟키트, 팟키트, CIID, Siid 등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의 상표권 등록을 마쳐두고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경쟁사인 필립모리스와 BAT의 경우 자사의 CSV 담배 신제품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은 없다. 

업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보급 확대로 국내 담배 소비자들이 더 다양한 개인의 취향을 담배에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5월 국내 출시가 예정된 CSV형 전자담배 '쥴'. 출처= 쥴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일련에 예상된 경쟁구도의 변화가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이미 지난 2013년 한 차례 국내 시장에 유행했다가 현재는 거의 모습을 감췄기 때문이다. 이것이 디자인이 달라졌다고 해서 기존에 굳어진 일반 궐련형 전자담배의 수요층을 변화시킬 정도의 파급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쥴의 한국 판매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주요 브랜드 제품의 고객 이탈률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본다”면서 “설사 쥴의 신규 사용자 중 KT&G 제품 사용자의 비중이 50%를 넘는다고 해도 시장 점유율에 일어나는 변화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의 의견도 있다. 글로벌 인기 업체들의 국내 담배시장 도전으로 기존 3강 구도에는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것이며, 처음 우리나라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될 때에 지금 정도의 성장을 예측한 이가 드물었던 것을 보면 액상형 시장의 변화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연 국내 담배시장에 새롭게 진압한 업체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첫 출시 때와 같은 충격으로 업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기존 업체들은 새로운 도전자들의 행보에 대해 시장 입지를 지켜낼 수 있을까. ‘담배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