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마트가 이달부터 구글 어시스턴트 음성인식장치를 통해 음성으로 식료품을 주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출처= Android Polic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그동안 월마트에서 식료품을 사려는 고객들은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매장에 직접 가서 쇼핑 카트를 채우거나, 온라인에서 식료품을 고르고 집으로 배달 또는 직접 픽업하거나.

이제 이 세계 최대 소매업체는 음성 명령을 통해 식료품을 주문하는 세 번째 방법을 공개했다.

톰 워드 미국 월마트 디지털사업부 수석부사장은, 이달부터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음성인식장치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은 이 기기를 통해 음성으로 식료품을 주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헤이 구글, 월마트에게 말해 줘”라고만 말하면 된다.

고객은 음성 명령으로 며칠에 걸쳐 한 번에 하나씩 카트에 물품을 추가할 수 있고, 반드시 일주일 안에 주문을 완료할 필요도 없다.

워드 부사장은 이 기술이 고객의 쇼핑 습관에 점점 더 익숙해지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기술을 통한 주문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드 부사장은 "예를 들어 고객이 '내 카트에 우유를 넣으세요'라고 말하면, 우리는 고객이 평소에 마시는 특정 우유를 카트에 추가한다"라고 말했다. 고객이 굳이 ‘1% 그레이트 밸류 유기농 우유’(1 percent Great Value organic milk)라고 특정 제품을 지정하지 않고 그냥 ‘우유’라고만 말해도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찾아 카트에 넣어준다는 것이다.

월마트는 최근 몇 년간 식료품 판매 부문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연중 무휴 유기농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맛을 내는 이른 바 ‘디자이너’ 과일을 선보였다. 식료품 판매 매출은 매년 거의 2000억 달러(227조원)에 달하며 월마트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월마트가 구글 어시스턴트를 도입함에 따라, 이미 지난해부터 아마존의 에코(Echo)와 손잡고 음성 인식 장치를 통한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홀푸드(Whole Foods)와 이 부문에서도 본격 경쟁하게 됐다.

월마트의 새 서비스는 매장 픽업(2100개 매장)과 배달 서비스(800개 매장)를 제공하는 매장에서만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코웬(Cowen)에 따르면, 월마트 쇼핑객의 약 13%가 차도까지의 배송(curbside pickup)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회사 프로덕츠업(Productsup)의 마케팅 책임자인 마셀 홀러바흐는 음성서비스 기술이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 기술을 제품을 직접 주문하는 것보다는 쇼핑 목록을 만드는 데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최근 연구를 언급했다.

홀러바흐는 "월마트의 새로운 음성인식 쇼핑 전략이 훌륭한 이유는, 이 전략이 구매를 완료해 주문 확정을 보내는 것보다는 카트에 어떤 물건을 추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소비자들은 음성 구매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그러나 소매회사들의 중요한 목적은 음성명령 기능을 일상생활에 접목시키는 유용한 방법을 찾아 소비자와 더 깊은 연결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젠가 소비자가 음성인식 기술을 구매 창구로 활용할 준비가 되면, 그 때에 회사가 자신들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신뢰를 갖게 하려는 목적이지요.”

식료품 체인점들은 바쁜 고객들의 쇼핑 경험을 향상시키려고 꾸준히 노력하면서, 편의성 향상을 위해 고안된 새로운 기술을 계속해서 실험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Kroger)는 지난 해 12월에, 자동차 경주 대회 포뮬러 원(Formular One)의 레이싱 헬멧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은 자율 차량으로 식료품을 배달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Santa Clara)의 스타트업 로보마트(Robomart)는 고객이 집 앞에서 식료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이른 바 온디맨드 방식의 원격제어 "바퀴 달린 식료품 가게"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로보마트의 설립자 겸 CEO인 알리 아흐메드는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소매업체들과 제휴해 차량을 임대하고 해당 소매업체의 브랜드로 장식한 자율주행식 식료품 함대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마케팅 회사인 아비오노스(Avionos)의 경험관리 책임자인 폴 미켈로티는, “자율배송차량 서비스와 음성인식 도우미를 통한 쇼핑 트렌드를 따라잡으려면, 월마트는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음성 열차(voice train)에 올라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록 월마트가 아마존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식료품점을 보유하고 운영해 왔지만, 아마존이 아마존 고(Amazon Go)나 알렉사(Alexar) 음성 주문 같은 도구를 추가해 식료품 쇼핑 경험을 단순화시킴으로써 쇼핑의 혁신을 먼저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월마트가 식료품 판매 전략에 음성 주문을 추가함으로써 소비자의 요구를 더 잘 충족시키는 동시에 아마존과의 경쟁력도 한층 더 끌어 올릴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쟁업체와 관계없이 월마트는 자사의 고객들이 이 기술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수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성 기능이란 고객이 실제로 음성 기능과 상호작용하기를 원할 때에만 유익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