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CU와 배달앱 요기요, 메쉬코리아가 함께하는 CU 배송 서비스. 출처= BGF리테일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국내 유통업계에서 온라인의 성장과 대조되는 오프라인의 고전은 이제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특히 2018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온라인 사업자들의 비약적 성장에 따라 오프라인 업체들의 고객 수 감소와 매출 하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프라인 업체들은 온라인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객 접점에서의 한계를 기회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바로 거점을 활용한 오프라인만의 ‘배송’ 강화다.   

‘배송’ 온라인에 날개를 달다  

빠르고, 정확하고, 친절한 배송은 가격 경쟁력이 평준화된 유통업계의 마지막 경쟁력으로 여겨지며 그 의미가 계속 강조되고 있다. 배송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품 카테고리(대표적으로는 신선식품)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역량을 확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직접물류 운영으로 신선식품의 배송 규모를 점점 넓혀가며 독보적 입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나 3PL(물류 대행) 업체들이 온라인 마켓의 배송 서비스를 도우면서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배송의 다변화와 온라인 마켓의 연결은 단기적 관점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입지에는 확실히 부정적인 면이 있다. 

▲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위기. 출처= 미래에셋대우

오프라인의 거점과 배송이 만나면 

온라인 마켓의 배송은 장점만큼 그 한계도 명확하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상품의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면서도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온라인 업체가 자사 물류창고에서 출하된 상품을 배송 대행을 맡겨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장 이상적인 배송은 수요가 많이 발생하는 주요 지역에 배송 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다. 

인프라 보유 측면에서 빠르고 정확한 배송에 더 유리한 쪽은 여전히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이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전국 각지에 수많은 점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수요가 많이 발생하는 곳에 상품을 전달하는 것에서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에 최근에는 오프라인 거점을 이용하는 배송 서비스 강화와 혹은 그와 관련된 비즈니스의 성장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일 편의점 CU는 배달앱 ‘요기요’ 그리고 3PL 이륜차 업체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름하여 ‘CU 배달 서비스’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주문자가 배달앱 ‘요기요’에 접속해 1만원 이상 구매를 할 경우 가까운 CU 매장의 상품들을 원하는 곳에서 배송 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CU 배달서비스는 4월에 수도권 내 약 30개 직영점을 시작으로 5월부터 희망하는 가맹점의 신청을 받아 서비스 범주를 전국 5대 광역시로 확대될 계획이다.

▲ SK주유소에 입점한 메쉬코리아의 배송 거점 부릉스테이션. 출처= 메쉬코리아

오프라인 배송 거점의 필요성을 감지한 메쉬코리아는 SK네트웍스의 주유소 지점 약 250개소에 빠른 배송을 위한 거점인 도심형 물류센터 ‘부릉스테이션’의 운영을 시작했다. 메쉬코리아는 이러한 오프라인 배송 거점의 운영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협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기도 했다.   

일련의 변화들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온라인보다 더 효율적이고 빠른 배송을 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들이 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김명주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배송 서비스의 성장은 그간 여러모로 대응이 늦었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게 부정적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오프라인 업체들이 거점을 활용하는 배송을 강화한다면 분명 이 부분에서는 온라인을 앞설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