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인내’(government patient)를 언급하며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혁을 위한 정부의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 충분치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시장 안정성은 물론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개혁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하는 과제라는 지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취임 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핀테크 발전의 가장 큰 요인은 ‘정부의 인내’(government patient)”라며 “중국 핀테크 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큰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정부가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총재는 과거부터 우리 경제 전반 구조개혁에 대해 지속 강조해왔다. 구조개혁 성과는 단기에 가시화되기 어렵고 추진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도출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현재는 기대만큼 달성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구조개혁이 어디에 보다 역점을 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얼마 전에 와서 ‘유연안정성’이라는 말을 썼다”며 “이전 정부에서도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연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중심에 두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개방경제’로 표현된다. 늘 대외 여건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총재는 “과거에도 우리가 처한 상황은 불확실했지만 지금처럼은 아니었다고 말한 적 있다”며 “최근 한 달간 상황 변화를 보면 여러 요인 중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줄었다”고 언급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보다 완화적 스탠스를 밝혔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부각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중앙은행(BOJ)는 각각 현 수준의 정책금리와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반면, 미국의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줄지 않고 있어 전개방향과 예측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중국과 유로지역 성장세도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고 관련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국내 경기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일시적 조정국면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예상 회복 시기가 느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가 강조한 ‘구조·규제 개혁’은 예상치 못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임을 뜻한다.

이 총재는 “구조·규제 개혁은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