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하고 코오롱생명과학과 판권을 나눠 시판 중인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구성성분 중 하나가 앞서 보고된 것과 다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인보사 제품 모습. 출처=코오롱생명과학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코오롱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Invossa-K)’의 성분 중 하나가 당초 보고된 것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시아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자발적으로 인보사 판매 중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효능과 안전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블록버스터 의약품’(평균 매출 1조원 기준)에 등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코오롱의 대처방법과 계획이 주목된다.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는 “이 사건이 대한민국 유전자치료제 개발 역사에 있어 의미있는 사건으로 기록되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에게는 미래를 위한 성장통으로 기억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인보사’, 앞서 보고된 성분 중 하나가 실제론 다른 세포인 것으로 최근 추정돼

유전자치료제는 유전자를 삽입하거나 변형을 통해 질병 치료를 위해 개발‧제조‧활용되는 의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물실험 등 비임상을 포함한 연구개발(R&D) 후 임상 1, 2, 3상을 절차에 따라 승인하고, 최종적으로 시판 허가를 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에 허가된 유전자치료제는 인보사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에도 통증 등이 지속되는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환자의 치료에 활용이 허가된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는 주성분이 1액과 2액으로 구성됐다. 1액은 동종에서 유래한 연골세포다. 2액은 ‘세포조직을 빨리 증식하게 하는 인자(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로 보고됐었다. TGF-β1(Transforming Growth Factor-β1) 유전자는 인체에서 생성돼 세포증식을 촉진하는 인체에서 단백질의 일종이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해당 의약품의 2액은 ‘TGF-β1 유전자 도입 동종유래 연골세포’가 아니라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인 것으로 추정된다. GP2-293 세포는 사람 태아신장(HEK, Human Embryonic Kidney) 293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주이며, 인보사케이주 2액 제조과정에 사용되는 세포다.

▲ 코오롱생명과학은 신장세포로부터 TGF-베타 유전자를 분리-정제해 연골세포에 삽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분리 정제가 미비해 신장세포의 일부가 혼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처=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 관계자는 앞서 보고된 것과 다른 세포가 확인된 원인으로 “2액의 제조과정에서 연골세포에 삽입할 TGF-β1 유전자는 신장세포(GP2-293)를 사용해 생산된다”면서 “이후 TGF-β1 유전자 인위적으로 삽입한 신장세포로부터 TGF-β1 유전자를 분리·정제해 연골세포에 삽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분리 정제가 미비해 신장세포의 일부가 혼입, 당초 만들려던 연골세포를 신장세포로 대체하게 됐다고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코오롱 발등에 ‘불’…세포 확인 후 원인조사와 후속조치 방침

인보사에 활용된 세포 중 하나가 사실은 다른 것이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미국 임상 3상 과정의 영향이 컸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로 아시아를 제외한 인보사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고 주성분 확인 시험에서 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국 FDA에서는 여러 종류의 세포를 다루는 계약생산기관에서 검증을 위한 자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코오롱 측은 주성분 확인시험 중간결과를 3월 22일 식약처에 알렸으며, 같은 달 29일에 ‘인보사에 기존에 보고된 것과 다른 세포가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의 최종 결과를 보고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의 성분 중 하나인 2액의 특성을 분석했던 2004년의 결과를 근거로 이 세포가 연골세포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지해왔지만, 최근 코오롱티슈진부터 이 세포가 293 유래세포로 최종 확인됐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 코오롱생명과학은 DNA 분석 기법 중 하나인 STR을 활용, 성분 분석 결과를 확보한 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과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출처=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주성분과 관련,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인 제품과 국내에서 시판 중인 제품에 사용된 세포의 제조소가 다르므로 확인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서 인보사에 사용된 세포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 중에 있으며, 결과는 이달 15일께 나올 예정”이라면서 “결과를 토대로 원인조사와 후속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DNA 검사 방법 중 하나인 STR(Short of Tandem Repeat)을 활용해 국내 시판된 인보사에 활용된 세포를 확인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존에 STR을 활용해 확인한 데이터를 확보한 것 뿐만 아니라, 한 차례 더 해당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4월 2주께 STR 결과를 확보하고 5월 중순에는 FDA와 대면 미팅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결과 확보 직후부터 식약처와 협의를 하고 FDA와 논의 후에는 미국 임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