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달러채권 발행이 급증하고, 지방정부 부채는 4배나 상승하고, 제조업 이익은 급감하는 등 중국 경제의 위험 징후가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    출처= The Sleuth Journal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정크 본드(junk bond, 수익률이 아주 높지만 위험률도 큰 채권) 시장에 대한 공포 지표가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1분기 투기등급(non-investment-grade) 중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미국 달러화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채권의 경우 이같은 수요로, 위험자산 보유에 대한 보상으로 투자자들이 원하는 추가수익률은 이번 분기에 다른 유사 채권에 대한 스프레드시트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격이 오르면 채권 수익률은 떨어진다.

ICE 지수에 따르면, 정크 등급의 중국 회사채 평균 스프레드는 올들어 3월 28일까지 2.64%포인트가 떨어지며 평균 수익률이 8.1%로 떨어졌다.

ICE 자료에 따르면, 전체 신흥시장 정크 본드의 스프레드는 지난 분기에 1.01%포인트 상승한 반면 미국 정크 본드의 스프레드는 1.2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크 본드의 스프레드는 미국 채권 수익률과 비례한다.

중국 채권의 실적은, 전 세계 주식 등 위험 자산들이 1분기 동안 광범위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에서도 두드러졌다.

미중 무역 긴장 고조, 미국의 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 증가 같은, 지난해 중국 채권 가격을 끌어내렸던 많은 이슈들은 이제 일단락되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고위 관리들은 류허 중국 부총리와의 새로운 무역 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해 금리 인상을 완료했다고 믿고 있으며, 이로 인해 채권가격에 대한 하락 압력은 없어진 셈이다.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이 계속되고 있지만, 부채가 많은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민간 기업들에 대한 신용 흐름을 완화하기 위해 취한 중국 당국의 조치들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도왔다.

그러나 JP 모건 프라이빗뱅크(J.P. Morgan Private Bank)의 홍콩지사 채권투자팀장 앤 장은 "그것은 흑백 논리의 이분법적 변화가 아니라 사람들이 느끼는 정서 변화일 뿐, 회사들이 느끼는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급증하는 달러화 채권 발행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직(Dealogic)의 예비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동안 가장 활발한 달러화 채권을 발행한 곳은 총 232억 달러(26조 3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한, 아시아 지역에 포진해 있는 정크 등급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발행했던 74억 달러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체 기업의 1분기 달러 차입액은 466억 달러로 2017년 3분기 이후 가장 많았다.

최근의 채권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은, 더 빨리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와 비슷한 비율로 장기 채권을 팔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광동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컨트리 가든홀딩스(Country Garden Holdings Co.)는 지난 달 29일 금요일 7.25%의 금리로 7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거의 같은 금리로 이보다 훨씬 빠른 2022년 1월 만기의 채권을 발행했었다.

이와 같은 중국 기업들의 채권 발행 붐은, 해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기 차입에 의존할 수 없었던 2018년 하반기와는 대조적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Aberdeen Standard Investments)의 아시아 기업채권 및 신흥시장 신용 조사 책임자인 폴 루카스제프스키는 "이는 매우 건강하지 못한 징후"라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민간 기업 10개의 신규 채무불이행 발생률을 집계한 결과, 3월에 발생 속도가 그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루카스제브스키씨는 "그들의 낮은 신용 등급을 감안할 때, 그들이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