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시판 중인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시판 중지된 가운데 기술수출 현황과 계약 파기 가능성 등이 주목된다. 출처=코오롱생명과학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에 유일하게 시판, 유효한 효능과 안전성에 따라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Invossa-K)’에 성분에 새로운 사실이 확인돼 제조‧판매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이 자발적으로 판매 중지를 알린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 등에 해당 제품의 기술수출 계약 건과 관련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31일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성분 중 하나인 형질전환세포(TC)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확인돼 한국에서 사용된 세포의 일관성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재검증받기 위해 ‘인보사’의 출고를 4월 1일부터 자발적으로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HC)와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를 3:1의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유전자 치료제로 한국에서 임상과 품목허가 절차를 거쳐 판매되고 있는 주사제다.

인보사는 이웅령 코오롱그룹 회장이 27년 동안 투자한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 한국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다. 이 의약품은 수술 없이 주사만으로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시키면서도 안전성이 높아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를 개발하고 아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 판권은 코오롱생명과학에게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아시아에 지역에 판매 혹은 기술수출 성공시 판매수익의 2%를 로열티로 코오롱티슈진이 받는다. 서브라이센스(Sub-License) 계약 시 코오롱티슈진이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의 50%를 가져갈 수 있다.

인보사는 일본에 마일스톤 포함 총 계약금 62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돼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해당 계약에 따라 반환의무가 없는 초기 계약금 300억원을 받았다. 이 중 150억원이 코오롱티슈진의 몫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외에도 인보사 기술수출과 관련, 중국 하이난성에 총 계약금 약 23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약 1000억원, 홍콩‧마카오에 약 170억원, 몽골에 약 100억권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전자정보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인보사 공급 계약은 ‘각 권리지역에서 인허가가 완료되어야 이행되는 조건부 계약’이다. 한국에서 인보사가 판매 중지되고, 관련 검사를 진행하면 각 국가에 실제로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 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일각에서는 계약 대상 국가가 감내하기 어려운 중지 사유가 발생할 시 공급 계약 파기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말게 일본 파트너사였던 미쓰비시타나베 파마로부터 기술이전 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미쓰비시타나베 파마는 인보사와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진행할 임상 3상에 쓰일 임상시료 생산처 변경을 고려하는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250억원의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이는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계약을 체결한 종류가 다양하다. 기술수출도 있고, 판매계약도 있다”며 “사태를 빨리 해결하면서 계약 당사자와 협의, 계약 유지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인보사 판매 중지에 대해 안타깝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보사는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라는 희귀 의약품"이라면서 "한국에서 꾸준히 판매된 약으로 효능과 안전성이 유효한 의약품이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인보사 시술 건수는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2600건을 넘었다. 이는 2017년 11월 출시된 이후로 약 1년만에 달마다 200건 이상을 시술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1회 접종비가 400만원에서 500만원에 이르는 인보사가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들이 많이 찾고 처방이 늘어나는 것은 골관절염과 관련, 수술과 약물 요법을 가장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