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자진 사퇴했다.

최 후보자는 31일 오전 10시 30분께 국토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게 사퇴한다”라면서 “성원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다주택자 전력으로 논란을 겪었다. 한때 경기도 분당과 서울 강남에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하고 세종시에 아파트 분양권을 소지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엘스(59㎡)와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라이프2단지(84㎡) 등 아파트 2채와 세종시 반곡동에 건설 중인 '캐슬&파밀리에 디아트' 팬트하우스(155㎡) 분양권을 갖고 있다가 분당 아파트를 장관 후보자 지명 직전 딸 부부에 증여하고 월세로 거주하고 있다.

잠실동 엘스 아파트는 지난 2003년 재건축 전 전세를 안고 구매해 ‘갭투자’ 논란도 일으켰다. 당시 3억원에 구입한 이 집은 현재 시세가 13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세종시 반곡동의 팬트하우스는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분양 받았다. 분양가는 6억원으로 주변 펜트하우스 시세가 13억~14억원인 점을 미뤄보면 시세차익은 7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민주거를 책임질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정작 공직에 있을 때 부동산 투자에 몰두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됐고, 최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 내내 자신의 부동산 보유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사과해야 했다.

특히 딸 부부에게 분당 아파트를 증여하고 월세로 다시 거주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꼼수 증여' 논란이 더 확산됐다. 이는 자질논란으로 커지면서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사퇴를 촉구해왔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본의 아니게 다주택자가 됐다”라면서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된 이후 다주택 상황을 벗어나고자 급히 처분하기 위해 딸 부부에 증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 정부 이후 2주택 이상 보유자를 다주택자로 규정, 다주택자의 투기수요를 잡기 위해 지속적인 정책을 펼쳤던 만큼 최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정부가 투기수요 견제 등의 부동산 정책을 펼치는데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개발 상가 투자 논란이 겹치면서 최 후보자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고 이는 자진사퇴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