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두산인프라코어가 차입장기화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올 들어 1830억원의 자금을 공모채 시장에서 확보하면서 차입구조를 장기물로 안정화하고 있다.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두산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줄줄이 재무와 신용 위기에 직면한 것과 다소 상반된 행보로 그룹 내 나홀로 견조한 수익과 재무실적을 내면서 조달 자신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 7조7301억원, 영업이익 8481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7% 늘었고 영업이익은 28.4%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같은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 들어 두 번의 공모채 발행에서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지난 1월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예정액(550억원)의 세 배를 훌쩍 넘는 1790억원 가량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에 550억원에서 880억원으로 증액해 발행했다. 당시 BBB급 회사채 시장의 물꼬를 트면서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는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버부킹의 자신감으로 공모채 발행를 발행한지 한달이 되지 않아 2월 13일 사모채 시장에서 560억원의 자금을 추가 조달했다. 이달 15일 950억원 규모의 공모채, 29일에는 100억원의 사모채를 추가로 발행했다.

1월에 발행한 880억원은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을 갚는데 쓰였다. 이번에 조달한 950억원도 오는 5월 말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 상환에 쓰일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총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2조7000억원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연간 부채비율은 188.7%로 전년(223.8%)보다 35.1% 포인트 떨어졌다. 2007년 두산밥캣 인수 후 최저치다. 이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1조3547억원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이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국내본사의 유동성 부족 우려는 완화됐으나 여전히 재무안정성이 열위한 수준”이라면서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 등 아직 과중한 재무부담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주간 두산인프라코어, CJ대한통운, 이마트에브리데이, 태평양물산, 현대머티리얼, 마니커, 키움캐피탈 등 22곳이 사모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이 밖에도 한 주간 CJ대한통운, 이마트에브리데이, 태평양물산, 현대머티리얼, 마니커, 키움캐피탈 등 21곳이 사모를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