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를 시작으로 청량리 주상복합 분양이 막을 열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이 지역엔 주상복합도 드물고 신축 아파트도 뜸해 기대감이 있지만, 물량이 적어 투자보다는 실제로 거주하기 위해 청약을 넣을 참이다.” -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방문한 40대 신종명(가명)씨.

청량리역 일대의 아파트 공급이 서막을 열었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를 시작으로 4월부터 대단지 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향후 분양되는 나머지 두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가 이점으로 꼽힌다. 견본주택엔 일대 아파트 공급에 기대감을 가진 관람객들이 모여 들었지만 공급물량이 많지 않아 반감된 반응도 나왔다.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은 29일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에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견본주택을 열고 관람객을 맞았다. 오랫동안 많은 관심을 받아 온 청량리역 일대 재건축 단지 공급의 시작점인 해당 단지는 지하 6층~지상 40층 높이 2개동에 총 220가구의 아파트와 34실의 오피스텔로 들어설 계획이다. 입주목표일은 2023년 1월 예정이다. 견본주택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뿐 아니라 1~2층에 함께 공급되는 약 50실 규모의 상가, 3~6층의 오피스 등 다양한 수요층을 겨냥한 모습이었다.

220가구가 공급되는 아파트의 경우 시프트 13가구, 보류지 2가구, 추후분양 2가구를 제외하고 총 20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온다. 특별공급은 86가구다. 전용면적 별로 ▲59.9755㎡ 22가구 ▲84.8730㎡ 179가구 ▲펜트하우스인 150㎡ 2가구로 구성된다.

청약일정은 4월 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4월 3일 1순위 당해지역(서울 1년 이상 거주), 4월 4일 1순위 기타지역(서울 1년 미만, 수도권) 순으로 접수를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4월 11일, 계약일은 22일부터 24일까지다.

아파트의 경우 2개동에 10층부터 40층까지 들어서 전망과 채광, 통풍 면에서 이점을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두 동 모두에 14~15층엔 옥외휴게공간과 대피공간이 마련된다. 29층엔 모두 아파트 주민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이 준비되는 한 편 두 동을 이을 수 있는 ‘스카이브릿지’가 적용될 계획이다.

아파트의 분양가는 59㎡의 경우 6억7600만원~6억9000만원에 공급되고 해당 평형의 발코니 확장금액은 946만원 수준이다. 가장 물량도 많고 수요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84㎡는 최소 8억2000만원에서 최고층인 39층 기준으로도 최고 8억6000만원에 공급된다. 발코니 확장금액 1144만원을 더해도 9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 집단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50㎡은 이보다 높은 13억8500만원이고, 발코니 확장은 1551만원이다.

단위면적 3.3㎡당 2400만원으로, 향후 청량리 지역에서 분양할 두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부담이다. 분양 관계자는 “전농동 래미안 크레시티의 전용면적 84㎡는 현재 시세가 13억원이지만, 이곳은 8억원 후반대로 교통여건과 호재를 감안하면 향후 일정부분 시세차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옛 동부청과시장 부지에 들어서, 다양한 교통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예비청약자들이 가장 매력을 느낀 것 또한 교통여건이었다. 청량리역은 현재 지하철 1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 KTX와 함께 GTX-B·C 두 노선이 계획돼 있고, 추가로 면목선, 강북순환선 등도 예정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청량리역은 철도 노선만 해도 국내 최다인 총 8개가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해당 단지는 역에서 약 700m 미만의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역사 앞으로 광역버스환승센터가 있어 서울 전역과 경기도 지역으로 이동이 용이한 편이다.

또한 앞으로 분양할 세 단지 모두 ‘주상복합형’ 아파트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는 예비청약자들도 많았다. 용두동에서 방문한 50대 김수민(가명)씨는 “주상복합이라 각종 편의시설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 교통이 발달해 출퇴근도 용이할 것 같다”면서 “상가 입구와 주택 입구가 분리된 점도 안심된다”고 말했다.

다만 주상복합아파트의 단점을 꼽는 사람도 있었다. 제기동에서 방문한 30대 홍영민(가명)씨는 “상업지역으로 분류되는 것도 있고 요새 시세가 오르다보니 분양가가 조금 높은 편”이라면서 “생활여건은 매우 편하겠지만 관리비도 높지 않을까”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공급량이 부동산 가치 측면과 관리비 측면에서 감점 요인이라는 평도 있었다. 제기동 H공인중개사는 “다른 많은 게 매력적이라 문의가 많이 오지만 아무래도 가구수가 많으면 관리비를 분담할 머리수가 늘어나니 더 선호한다”면서 “소단지는 거래도 덜 빈번하고 향후 시세 형성 부분에서도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총 2397가구 규모의 래미안 크레시티는 직방 통계 기준 지난해 6월 단위면적당 시세는 2601만원에서 11월 3057만원으로 뛰었다. 현재는 2760만원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전농동은 평균 1955만원에서 2305만원으로 뛴 것과 비교하면 약 700만원의 대단지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것이다. 다만 거꾸로 대단지라는 점 때문에 시세 변동에 더욱 민감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체적으로는 입지가 입지다보니 시세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C공인중개사는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낮아졌는데도 해당 단지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대출규제가 있지만 숨어있는 부자들은 당연히 오를 것이란 생각에 일단 넣고 보자는 반응이 다수”라고 말했다. 중개사는 “돈이 조금 부족한 사람들은 상가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청량리 쪽은 주상복합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희귀성도 있고, 상권형성도 쉬울 것이라 예상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비교 대상이 된 래미안 크레시티보다 교통입지면에서 훨씬 가깝다는 점이 향후 시세 형성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주상복합 세 단지를 합쳐 2000가구가 넘기 때문에 과거 청량리를 규정하던 어두운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또한 주상복합이라는 특성 상권형성이 쉽고 젊은 층 유입이 많아지면 일대가 더욱 번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께 공급되는 오피스텔 또한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7층 한 층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9~52㎡의 11타입으로 총 34실이 공급된다. 이 가운데 B타입 12실과 E타입 5실, 총 17실은 우선공급 대상물량이다.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최소 2억3000만원에서 최대 4억900만원 수준이다.

▲ 오피스텔 내부는 1인가구 생활에 최적화돼 있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가변형 벽채, 실내공기정화시스템...트렌드는 그대로

견본주택은 아파트 59㎡와 오피스텔 B타입이 마련돼 있었다. 먼저 방문한 오피스텔의 경우 아일랜드식탁, 세탁기와 붙박이장 등 기본 옵션이 모두 제공돼 추가로 필요한 가구만 갖고 입주하면 되는 구조였다. 천정고는 법정기준인 2.3m를 넘는 2.5m가 적용돼 개방감을 살렸다. 일반적인 ‘원룸’의 구조와는 달리 방과 거실이 벽채로 구분돼 1인 가구가 거주하기에도 충분한 구색을 갖춘 모습이었다. 지하 5층부터 지하 1층까지 들어설 주차장은 전체 365대 가운데 27대가 오피스텔 분량으로 배정됐다. 또한 8~9층에 들어서는 커뮤니티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 가변형 벽채가 적용된 59㎡형 아파트 침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총 22가구가 공급되는 아파트 59㎡의 견본주택은 가변형 벽채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견본주택계의 트렌드로 떠오른 가변형 벽채를 통해 2개의 방을 필요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었다. 천정고는 2.35m로 법정기준 이상으로 설계했고, 우물형 천정을 적용해 한 층 개방감을 높인 모습이었다. 또한 좁다면 좁은 면적임에도 화장실 2개, 방 3개로 알찬 구성을 보여줬다. 안방엔 조그마한 펜트리로 드레스룸을 충족했다. 분양 관계자는 “84㎡ 역시 59㎡와 동일한 구조를 차용했고, 다만 각 방과 거실 등의 면적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차대수는 전체 365대 가운데 아파트용으로 267대가 배정됐다. 전체 단지의 동편과 7층에 어린이공원 부지가 예정돼 있다. 단지에는 새는 전기를 차단하는 전기관리시스템과 LED등기구·태양광발전 등이 적용돼 관리비 절감이 예상된다. 또한 스마트 월패드로 가구 내 전기·엘리베이터·가스 등을 제어할 수 있고, 환기가 필요없는 기계환기시스템이 도입된다. 외부인이 많이 드나드는 주상복합단지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40만화소의 5배인 200만화소 CCTV와 비상콜버튼 등이 설치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