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고(Briggo)의 커피 로봇 커피하우스(Coffee Haus)는 인간 바리스타의 4배 속도인 시간 당 100잔의 커피를 뽑아낸다.   출처= Wired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식품업계에서는 로봇 혁명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산업에서 기계들은 그동안 사람들이 해 오던 숙련된 작업들을 잘 숙달하고 있다.

보스턴에서는 인간 요리사 대신 로봇이 복잡한 음식을 만들에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고, 프라하에서는 기계가 바텐더와 서비스 종업원을 대체하고 있으며, 덴버에서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로봇이 주문을 받는다.

오늘날 로봇들은 심지어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손이 만들어왔던 예술품인 빵조차 완벽하게 따라 만들고 있다.

이제 브리고(Briggo)라는 회사가 한 시간에 100잔의 커피를 뽑아내는 완전 자동 로봇을 만들어 바리스타 4명을 위협하고 있다.

‘커피하우스’(Coffe Haus)라는 이 기계는, 고객이 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커피 성분, 에스프레소샷, 맛, 온도를 입력해 주문하면 일체의 인간의 손 개입 없이, 완벽한 고급 커피를 뽑아 고객에 제공한다. 이 회사는 세계 어느 다른 기업도 ‘특별한 커피’를 만들기 위해 자신만큼 많은 기술을 적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커피 한 잔의 주문을 받는데 사람의 개입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경비를 줄이려는 회사에게 매우 중요한 판매 포인트 중 하나다.

브리고의 웹사이트에는 "더 이상 줄 설 필요도 없고, 카운터 혼잡도 없으며, 주문을 잘 못 기입하는 일도 없다.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실수가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브리고는 현재까지 제작한 로봇 8대가 모두 회사의 소유지만, 최근부터 이 기계를 원하는 운영자에게 라이선스 영업 모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라이선스비가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공항 같은 공공 장소에 기계를 배치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임대료 및 수익 공유 계약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리고의 케빈 네이터 최고경영자(CEO)는 이 로봇이 공항이나 사무실 건물처럼 편의성이 높은 곳에서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그런 장소에 가로 10피트(3m), 세로 4피트(1.2m) 크기의 이 로봇 몇 대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터 CEO는 "탈 비행기가 들어오고 있고 보안 검색대에 들어가야 하는데,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해서 커피숍 앞에 길게 줄을 서 있을 수는 없지요. 검색대 앞에서 커피하우스에 간단하게 커피 한 잔을 주문해서 픽업만 하면 제시간에 비행기를 놓치지 않고 탈 수 있습니다.”

"오래 줄을 서고 싶은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 우리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입니다.”

▲ 브리고에 앞서 시장에 선 보인 카페 X 테크놀로지의 커피 로봇 카페 X.   출처= 유튜브 캡처

브리고가 자동 커피 로봇을 만드는 유일한 회사는 아니다. 브리고가 오는 5월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커피하우스를 출시할 때, 이 로봇은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또 다른 자동 커피 바 카페 X(Café X)와 맞붙게 될 것이다. 카페 X는 조립라인 스타일의 로봇을 사용하며, ‘로봇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커피를 제공한다고 장담한다.

CNBC는 이런 커피 로봇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캔이나 병 커피 판매가 계속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브리고의 네이터 CEO는 그의 로봇의 커피 실력이 인간 바리스타보다 낫지는 못해도 그에 못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는 이 로봇을 "완전히 통제된 고속 식품 공장"이라면서, 인간과는 달리 손님이 많아 바빠져도 당황하지 않으며, 로봇이 만든 모든 커피가 ‘품질 수준’에 도달한다는 것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Annapolis)의 세리머니 커피 로스터(Ceremony Coffee Roasters)에서 일하는 24세의 바리스타 올리버 게이브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커피는 바리스타의 세련된 맛 테스트를 통해 맛이 발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물의 비율을 섬세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세상의 모든 숫자와 데이터로 커피의 맛을 말해줄 수 없습니다. 인간 바리스타가 하는 가장 큰 일은 수 십 가지의 맛을 테스트하며 그 과정에서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것이니까요."

브리고가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묻는 질문에 네이터 CEO는, 식품 서비스 회사들은 직원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이직률이 높은 공항 같은 곳에서는 늘 직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리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이테크 소매업을 창출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 봄에 샌프란시코 만(Bay Area)에 새로 문을 여는 매장에도 두 사람을 고용했으니까요.”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까 봐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게이브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고객이 시간이 급할 때 특정 장소에서 커피를 바른 시간 내에 제공하는 로봇의 가치를 인정하지만, 커피숍에서는 언제나 천천히 여유롭게 인간 간의 상호 경험을 찾는 충성스러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고객들이, 조심스럽게 물을 따르거나 우유를 데우거나 그들을 위한 음료의 맛을 풍성하게 해주는 바리스타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지요. 사회적 측면, 분위기, 그리고 바리스타와의 상호작용이 커피를 마시는 경험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