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생산 비용이 니켈 가격 상승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코발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니켈의 비중을 높여 만든 하이니켈(High Nickel) 양극재의 원가 절감 효과도 가격 상승으로 빛이 바랠 수 있어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니켈 가격 1년 추이와 재고량 추이. 출처=한국광물자원공사

올해 꾸준히 오르는 니켈가격

29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올해 들어 일정 기간 상승하다 하락했지만 상승추이를 보이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니켈 가격은 올해 1월 2일 톤당 1만 440달러에서 3월 28일 기준 톤당 12780달러로 22.4%가량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코발트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의 리튬 가격지수는 3월 28일 기준 110.32를 기록해 작년 최고점이었던 1월 156.8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코발트 가격 역시 LME기준 1년 동안 계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코발트 가격은 3월 28일 기준 톤당 3만달러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 최근 1년간 리튬 가격 추이. 출처=트레이딩 이코노믹스

배터리의 핵심 원료 중 니켈만이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 하이니켈 양극재를 제조하는 업체들의 원가 절감 계획에 차질을 주고 있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최근 3년래 가격 급등이 발생했던 코발트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코발트보다 저렴한 니켈 비중을 높여 원가 절감에서도 장점을 보이는 양극재다.

현재 NCM622가 대표적인 하이니켈 양극재로 꼽히는데 이것보다 더 니켈의 비중을 높인 NCM811도 양산이 진행되고 있어 하이니켈 양극재를 제작하는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 업체는 에코프로비엠과 엘엔에프다. 에코프로비엠은 니켈 함량이 80~90% 이상인 NCA와 NCM811 양산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업체다. 엘엔에프는 니켈 함량이 70~80%이상인 하이니켈 NCM양극재를 양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연간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량은 올해 3만t 규모에서 2023년 18만t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엘엔에프의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도 올해 1만 9000t 규모에서 추가증설이 완료되는 2022년경에는 6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니켈 양극재를 사용하면 에너지 밀도 개선이 가능하고, 코발트 비중을 줄여 비용 절감이 가능했는데 니켈 가격이 상승하면 원가 절감 부분에서 차질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근 1년간 코발트 가격 추이. 출처=한국광물자원공사

니켈가격 왜 오르고 있나

니켈 가격이 올해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계 전기차 보급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고, 중국의 스테인리스강 수요 증가가 니켈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철강용 니켈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니켈연구그룹에 따르면 세계 니켈시장 공급 부족 규모는 2016년 4만 6000톤에서 2018년 12만 7000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니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니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재고 역시 지난 1년간 감소 추이에 있다. 니켈 제고량은 LME 기준으로 28일 18만 3102톤으로 1년 전 32만 586톤보다 무려 42.9%나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 양극재 수요는 2017년 31만t 규모에서 2025년 341만t 규모로 연평균 3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