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당신이 알고 있는 친숙한 엠블렘에는 치열한 스포츠 정신, 글로벌 어드벤처, 자린고비 기업가 등 수많은 얘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아는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유명 패션 로고 8개에 담긴 숨은 이야기를 소개했다.

▲ 출처= brand-note.com

라코스테(Lacoste)

프랑스의 테니스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알랜 무흐르는 1923년 데이비스컵 시합 전에, 국가대표선수였던 장 르네 라코스테와 내기를 했다. 라코스테가 경기에서 승리하면 악어가죽 가방을 선물해주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 얘기를 들은 미국의 기자가, 코트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것으로 유명했던 라코스테에게 ‘악어’(crocodile)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이후 라코스테의 친구인 로베르 조르주는 라코스테가 경기장에서 입는 상의에 악어 그림을 자수로 수놓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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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Burberry)

오늘날 트렌치 코트의 대병사로 불리는 버버리는 1856년 21세의 젊은 청년 토마스 버버리가 햄프셔(Hampshire) 지방에 소규모 포목상을 열며 시작했다. 1901년에 회사는 새로운 로고를 찾기 위한 대회를 열었는데, 여기서 중세풍의 갑옷을 입은 기마 기사(Burberry Equestrian Knight Logo) 디자인이 우승작으로 뽑혔다. 물을 흡수하는 개버딘(gabardine) 직물로 영국 사람들을 악천후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버버리의 열망을 제대로 반영했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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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

필립 공작(Philip the Good)은 1430년 자신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양을 리본에 매단 모습을 한황금 양털 훈장(Order of the Golden Fleece)을 만들었다. 이후 이 훈장은 화려함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고 유럽의 상인들이 자신들이 파는 고급 물건에 이 상징을 사용했다. 1850년에 브룩스 브라더스의 창업자 헨리 샌드브룩스가 회사의 현관문에 이 훈장의 그림을 새기고 회사의 엠블렘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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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방(Lanvin)

원래 방앗간 주인이었던 잔 랑방은 1889년 파리에서 모자 부티크를 하다가 딸이 태어나면서 딸을 위해 아름답고 독창적인 아동복을 디자인해 입혔다. 딸 마거릿에게 입힌 아름다운 색상과 자수의 아동복들이 랑방의 모자 부티크를 찾은 상류층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랑방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923년 랑방은 의류브랜드와 딸의 출생을 영원히 기념할 수 있는 아르데코 아르 데코(art-deco, 1920~30년대에 유행한 장식 미술의 한 양식. 기하학적 무늬와 강렬한 색채가 특징) 로고를 의뢰했고, 그녀와 그의 딸이 가장 무도회에서 가운과 모자를 쓰고 손잡고 춤을 추는 로고가 탄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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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베(Loewe)

조나단 앤더슨이 이 스페인 브랜드의 지휘봉을 잡은 뒤 2014년에 이 회사는 최첨단 유행을 표방하는 디자이너 듀오 M/M(마티아스 오귀스티니아크와 미카엘 암잘라그)이 디자인한 로고를 채택했다. ‘L’자 4개가 대칭으로 배치된 이 로고는 스페인 예술가 빈센테 벨라가 소의 소유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낙인을 본떠 만든 1970년대 휘장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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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Nike)

나이키의 공동 창업자인 필 나이트는 오레곤 대학의 회계학 마지막 수업에서 캐롤린 데이비슨이라는 학생을 만났다. 자신의 운동화 회사에 예술가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그는 그녀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2년 후인 1971년에, 그는 데이비슨에게 35달러를 주고 활기찬 동작을 나타내는 로고를 디자인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이키의 부메랑(swoosh) 로고다. 나이키의 브랜드명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고 데이비슨의 디자인은 승리의 여신의 날개를 형상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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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Patagonia)

1968년, 산악인 이본 쉬나드는, 그의 친구 더글라스 톰킨스(훗날 노스페이스의 창업자가 되었음)와 함께 6개월 동안, 캘리포니아에서 남미 안데스 산맥 파타고니아까지 장장 1만 3000 km의 여행을 떠났다. 서핑, 스키, 등반을 하며 폭풍우를 뜷고 얼음으로 뒤덮인 산을 트레킹 해야 하는 거친 여행이었지만 이 여행이 그에게 영감을 주었고, 피츠 로이 산(Mount Fitz Roy)의 보라색 색조의 스카이라인을 묘사한 그림이 뒷날 그가 창업한 아웃도어 의류 회사의 라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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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Supreme)

스케이터, 힙합퍼, 힙스터, 거리 패셔니스타, 학생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스트리트 브랜드 회사는 미술가 바바라 크루거의 광고에서 영감을 받아 빨간색 박스 안에 흰색의 후투라 볼드 이태릭(Futura Bold Italic)체 문자로 만든 회사의 로고를 채택했다. 1994년에 크루거의 소비주의 비판을 회사의 상품에 전용함으로써, 그 의미를 영리하게 변형시켰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로고의 강렬한 독특함으로 인상적인 상품을 많이 쏟아냈지만, 로고에 대한 소유권이 없어 무수한 가품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