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뉴욕 주식시장에서 3대 주요지수는 28일(현지시각)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진전될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6%(91.87포인트)오른 2만5717.4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36%(10.07포인트) 상승한  2815.4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0.34%(25.79포인트) 오른 7669.1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11개 업종 중 2개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0.50%), 유틸리티(-1.25%)만 하락했다. 재량소비재(0.58%), 필수소비재(0.42%), 에너지(0.37%). 금융(0.83%), 헬스(0.26%). 산업(0.77%). 소재(0.95%), 부동산(0.72%). 기술(0.38%)는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기술주의 대표 격인 ‘팡(FAANG)’주가 혼조세를 보였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0.19% 내렸다. 아마존 주가는 0.44% 상승했다. 애플은 0.13% 올랐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0.49%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0.35% 올랐다.

미 주택도시개발부가 불공정한 주택 관련 광고 관행을 이유로 페이스북을 고소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페이스북 주가가 내렸다. 페이스북이 인종, 성별 등을 기준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타깃(표적) 광고'가 문제가 됐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Nvidia)는 0.42% 상승했다. 인텔(Intel)은 0.094% 내렸다.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은 1.94%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0.14%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는 0.28% 상승했다.

자동차 제조기업 GM의 주가는 1.20% 올랐다. 수출에 영향을 크게 받는 보잉(Boeing)은  0.061% 상승했다. 수출에 영향을 받는 캐터필러(Caterpillar)는 0.89% 상승했다.

금융주인 JP모건체이스는 1.13%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2.06% 내렸다. 보험회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은 0.093% 상승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주가는 0.14% 올랐다.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Novartis)는 1.00% 상승했다. 글로벌 제약사 중 하나인 화이자(Pfizer)는 0.64% 상승했다.
시장은 미국의 4분기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와 무역협상 관련 소식,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 등을 주시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이날 베이징에 도착해 고위급 회담에 들어갔다.

미국 측에서 "무역협상의 모든 영역에서 진전을 이뤘다"면서 "강제기술 이전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전례 없는 진전'(unprecedentedmovement)이 있었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양국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중국이 자유무역지구에서 미국 등 해외 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국이 자국 보안을 이유로 개방에 반대해오던 영역이지만, 무역협상이 진전되면서 중국 측이 미국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저널을 설명했다. 강제적인 기술 이전 문제 등 구조적 이슈에 대해 양국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이 여러 차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일부 진전을 이뤄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날 반등 흐름을 보인 점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2.34% 부근까지 저점을 낮춘 이후 이날은 2.39% 부근까지 반등했다.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이후 최근 주요 주가지수는 금리 등락에 긴말하게 연동해 움직이는 중이다.

미국의 4분기 성장률 확정치는 2.2%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앞서 발표된 잠정치 2.6%보다는 하향 조정됐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으로 큰 불안을 야기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9%로 잠정치와 동일했다.

다만 신용평가사 S&P가 미국 침체 발생 가능성을 기존 15~20%에서 20~25%로 소폭 올리는 등 향후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S&P는 기본적으로는 미 경제가 침체하기보다는 둔화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4분기 기업이익(재고 평가와 자본소비 조정 없는 세후 기준)이 전 분기보다 1.7% 감소한 점도 향후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한편 영국 하원은 다음날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3차 승인투표를 진행키로 했다. 하원은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제외하고,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에 대해서만 표결할 예정이다.

다만 4분기 성장률 외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에서 5000 명 감소한 21만1000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예상치 22만 명보다 적었다.

캔자스시티 연은은 3월 관할 지역 제조업 합성지수가 전월의 1에서10으로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는 0이었다.

반면 2월 잠정주택판매지수는 전월비 1.0% 하락했다. 시장 기대 0.7% 증가와 어긋났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미국의 해외 경제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했다”면서 “해외 경기 상황에 대해 더 면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경기 둔화가 미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현재 물가 전망은 온화하고 최근 물가는 전반적으로 우리의 물가 안정 목표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협상 기대가 다시 형성됐지만, 경기 둔화우려 속에 지속해서 시장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라이언 나우만 인포르마 파이낸셜 인텔리전스 시장 전략가는 "무역협상 관련 진전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지만 무역협상 이슈는 대부분 가격에 반영된 상태로 본다"면서 "구체적인 결과 없이 협상이 지연되면 오히려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