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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태산 서평] 회의 때 사장 혼자 말하는 회사 ‘위험’日 무사시노, 현장직원 중심 회의… 모든 경영상황 직원들에 공개

[이코노믹리뷰=주태산 기자]<사장의 말공부> 고야마 노보루 지음, 안소현 옮김, 리더스북 펴냄.

저자는 연 매출 70억원의 적자기업 무사시노社를 600억원 규모의 흑자 중기업으로 키워낸 사장이자 일본 내 최고 권위의 경영컨설턴트다. 그는 자신의 30년 기업경영 노하우와 2001년부터 600개 기업에 컨설팅해온 경험을 토대로 중소기업 사장들에게 범용성 높은 조언들을 하고 있다.

회의 때 누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는가. 만약 사장이 먼저 말을 꺼내고 회의시간 내내 혼자 떠든다면, 그 회사는 일단 위험하다. 사장이 일방통행식으로 회의를 주도하면 실무자들은 현장의 의견을 제시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특히 사장이 독선적 태도로 강요와 질책, 책임전가로 일관할 경우 직원들은 실패가 예견되더라도 사장 지시를 무조건 수용하는 ‘미필적 고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같은 회의방식은 사장에 대한 반감과 불신만 키운다.

무사시노에서는 회의 때 현장 직원부터 말한다. 사장은 말하는 시간보다 듣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 참석자들은 다섯 가지 정보를 보고하고 공유한다. 실적보고, 고객 목소리, 경쟁자 정보, 업무 파트너 정보, 담당자 본인과 스탭의 생각 등이다. 이처럼 현장을 근거로 방침이 정해지면 시장변화에 올바른 대응이 가능해진다.

많은 사장들이 어떤 사업이 실패했을 때 담당자를 문책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사장이 99%를 결정한다. 적자가 난 것도,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도 모두 사장의 책임이어야 한다. 무사시노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사장이 모든 책임을 진다’라는 규칙이 있다. 담당자 문책은 하지 않고 사장이 실패로 인한 경제적 비용까지 떠안는다.

사장의 성적표는 결산서다. 실적이 좋지 않은 사장들은 결산서를 숨기려 든다. 결산서는 매출·비용·이익·실적이 나타나는 손익계산서와 회사 재산상황을 정리한 재무상태표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도 현금을 보여주는 재무상태표가 중요하다. 2008년 일본에서 망한 상장회사 가운데 3분의 2가 흑자도산이었다. 손익계산서상 적자가 아님에도 현금보유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사장은 모든 경영 상황을 숫자로 파악해야 한다. 목표 달성에 필요한 사업 계획, 이익 계획, 설비 계획, 자본금 등도 숫자로 표현해야 한다. 나아가 경영실적, 회계정보, 클레임, 사원 평가 등 경영관련 숫자를 직원들에게 공개하는 게 좋다.

사장의 인사 능력은 정규직 직원의 퇴사율로 드러난다. 인사관리에 문제가 있는 회사들은 직원을 잘못 채용하고 잘못 관리하는 탓에 정규직의 퇴사율이 높게 나타난다. 이런 회사는 사원의 충성도가 낮고 조직역량의 축적이 불가능하여 성장하기가 어렵다.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는 무사시노에서는 과장급 이상 100명 가운데 지난 8년간 퇴사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입사 1년 차 직원의 퇴사율도 제로에 가깝다.

일독할 만하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는 내용들도 있다. 무사시노에서는 입사할 때 개인정보를 공개한다는 승낙서를 받기 때문에 모든 사원의 급여와 상여금이 고스란히 공개된다. 회사의 개인용 컴퓨터는 비밀번호가 없다. 저장된 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 매일 아침 30분간 전 임직원이 환경정비를 한다. 창문을 닦고 화장실을 청소하며 사무실 바닥에 왁스칠을 한다.

주태산 주필  |  joots@econovill.com  |  승인 2019.03.30  15: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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