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보험은 사기라고 생각해 하나도 가입하지 않았어요. 보험에 대한 불신이 큰 사람 중 하나였답니다. 정말 싫어했죠.”

김진수 파인베리컴퍼니 대표의 사연이다. 파인베리컴퍼니는 보험 전문 콘텐츠 기업으로 보험 콘텐츠 플랫폼인 인스토리얼 매거진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인스토리얼을 통해 그 싫어하던 보험을 쉽게 풀어내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약관이 일깨워준 보험의 필요성

김 대표가 보험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그리 특별하진 않다. 그는 국문학 석사 과정을 하던 중 결혼을 준비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취업을 해야 했다. 먼저 사회에 나간 선배들은 그에게 인문학 전공과 맞물려 금융권 회사를 추천해줬다. 그중 보험회사가 업무를 자유롭게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그는 삼성화재에 입사하게 됐다고 한다.

그가 신입이던 시절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었다. 다만 글을 읽고 쓰는 것에 흥미가 컸던 그였기에, 그는 보험 약관을 읽기 시작했다. 그의 인생은 그때부터 달라졌다. 보험 약관을 읽은 김 대표의 눈에는 이제 더 이상 보험이 사기가 아니었다. 꼭 필요한 금융 상품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김 대표는 그때부터 보험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는 자신처럼 보험을 사기라고 오해하는 소비자들이 떠올랐다. 꼭 필요한 금융 상품인 데다가 이제는 좋아하게 된 보험 영역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사실이 그는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를 바꿔보고자 그가 처음으로 한 것은 책을 쓰는 것이었다.

그는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면서도 피해 사례가 많은 자동차보험을 주제로 책을 썼다. 하지만 그는 대형 손해보험회사에 소속돼 있는 일개 직원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보험에 대해 쓴 책에 대해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에 그는 예정에 없던 창업을 하게 됐다.

설계사가 잘 알아야 소비자도 알 수 있다

그는 우선 소비자에게 보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그들의 오해를 풀려면 보험 설계사들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과 TM채널, 금융 플랫폼, 홈쇼핑 등 여러 채널들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진 소비자들 중 많은 이들이 설계사들을 통해 보험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보험을 만나는 주 경로는 설계사”라며 “우선적으로 설계사에게 잘 알려야 소비자에게도 전파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계사가 보험에 대한 유통망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주로 콘텐츠를 작업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설계사들의 현실에 대해서 지적했다.

김 대표는 “보험에 대해 전문가여야 하는 설계사들 대부분은 보험 약관을 읽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정보의 대다수가 판매를 위한 왜곡된 정보”라고 지적했다.

즉 과거에는 그들이 독점적으로 정보를 갖고 있었다면, 지금은 정보의 오·남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험에 대한 불신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보험에 대해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설계사들이 정작 보험을 잘 모른다고 한다. 어떤 상품이 중요하고, 왜 중요한지를 보험인들이 잘 모르다 보니 김 대표는 기존의 관성과 싸워야 하는 부분이 너무 어렵다고 토로한다.

따라서 김 대표는 보험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약관에 집중했다. 이는 누구의 정보가 옳은지에 대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나아가 이 부분은 김 대표에게 보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사명감을 북돋워준다. 정작 중요한 보험 상품이 보험 전문가들로부터 방치되고 있다는 생각에 나 아니면 할 사람이 없다는 책임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양한 콘텐츠로 올바른 보험 정보 알릴 것

보험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김 대표는 책을 쓰는 것 외에 인스토리얼 매거진과 유튜브 동영상 제작,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도 낼 계획이다.

인스토리얼에서는 보험에 대한 정보를 보기 쉬운 이미지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현재 유튜브 동영상은 2개 정도밖에 오픈돼 있지 않지만 4월 안에는 더 많은 동영상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보험 강의의 경우는 보험회사와 제휴를 맺고 진행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보험과 관련한 반응형 콘텐츠 제작도 구상 중이다.

올해 김 대표는 국내 많은 소비자들이 가입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집중할 계획이다. 또 아직 관심도와 가입률은 낮지만 중요한 화재보험에 대해서도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화재보험과 관련해서는 앞서 출판한 ‘자동차보험 사용설명서’에 이어 ‘화재보험 사용설명서’라는 책을 제작했다. 특히 손해사정사 출신 전문가와 보험설계사가 함께 해 어려운 화재보험을 쉽게 풀이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화재보험의 경우 가장 위험한 부분은 비전문가들인 대부분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대리 설계하고 있다”며 “실제 사안과 설계 값이 달라 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지급받는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연금보험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계획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노후 문제가 중요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감으로 민간보험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연금보험은 특히 보험 중에서도 호흡이 길기 때문에 수령 시점이 됐을 때 연금액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전 국민적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노후에 예상했던 금액을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론화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며 “특히 저금리 기조, 변동금리 상품과 관련해 소비자 피해가 클 수 있어 바른 기준을 전달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설계사들은 판매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보험 정보 비대칭 해소 위해 소비자도 적극적이어야

보험은 가입 후 사고가 나지 않았을 때는 그 진가가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하기 전, 사고가 나기 전 미리 정보에 대한 비대칭을 해소해야 한다는 김 대표. 그는 앞으로 정보에 따른 설계사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김 대표는 보험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규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의무 사항이나 규제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는 보험회사들에 오히려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며 “잘못된 행태들이 교묘하게 의무 사항이나 규제 뒤로 숨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규제 등에 따라 소비자의 민원 등이 거부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소비자를 보호하려고 한 것이 오히려 소비자를 보호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소비자들도 능동적으로 보험을 바라봐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보험은 집과 차 사이에 놓일 정도로 한 가정에서 큰 지출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아요. 총 납입보험료를 생각해야 합니다. 수동적으로 혹은 급하게 가입하면 후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