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LG이노텍이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시장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간 집중 투자하며 키운 광학솔루션 부문이 해외 주력고객 신제품 출시로 하반기 실적개선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월 28일 나이스신용평가는 LG이노텍 선순위 무보증 사채에 대한 정기평가를 실시하며 AA- 안정적을 유지했다. 회사 계열의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자체신용도 대비 1노치(Notch) 상향조정이 이뤄졌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LG이노텍 올 1분기 매출액은 1조6717억원, 영업손실 17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지만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객기반이 우수하고 사업경쟁력이 높아 원활한 현금흐름 창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차입금이 감축돼 부채비율이 줄어들며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

LG이노텍은 그동안 부담됐던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LG이노텍은 2017년과 2018년 카메라 모듈 관련 생산설비 신축과 증설, 베트남공장 이전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다.

▲LG이노텍 2018년 3분기(왼쪽), 2017년(오른쪽) 투자활동현금흐름표. 출처=dart

2018년 3분기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조1381억원으로 설비투자 등이 포함된 유형자산 취득 1조1236억원, 무형자산 취득 600억원 등이 주를 이뤘다. 2017년도 역시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140억원으로 유형자산 취득이 4694억원, 무형자산 취득이 691억원을 차지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당시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394억원으로 2017년은 이 당시보다 2배 가까이 적자가 늘어났으며 2018년에는 2년 전 대비 4.75배나 적자폭이 확대됐다.

2017년부터 2018년 동안 이뤄진 투자 규모는 약 2조3000억원으로 이는 현금흐름이 제약되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실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6년 대비 2017년 약 30% 늘어났지만 분기 말 현금자체는 오히려 10% 축소됐다. 2018년 3분기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17년 대비 무려 2.7배 늘어났지만 그만큼 증가한 투자규모로 인해 분기 말 현금은 되려 3462억원에서 344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즉 그동안은 절대적으로 많은 투자규모로 인해 영업활동으로 이익을 내도 이것이 회사의 잉여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대규모 투자는 그동안 회사 재무안정성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2018년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 36.9%, 순차입금의존도 26.2%를 나타냈다.

실제 2016년 1조813억원이던 차입금은 2017년 1조5026억원, 2018년 2조1268억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급격히 늘어났다. 순차입금 역시 2016년 143억1000만원에서 2017년 201억3000만원, 2018년 171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대였던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30%대를 넘어갔으며 부채비율 역시 2016년 143%에서 2017년 201%로 200%를 넘어서기도 했다. 한마디로 그동안 이뤄진 카메라 모듈 관련 대규모 투자는 회사 현금흐름 즉 회사 이익 측면과 회사 재무구조 부분에서 상당히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그렇다면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됐다고 해서 과연 잉여현금흐름 창출로 연결될까.

LG이노텍의 영업수익성은 광학솔루션 즉 카메라 모듈 부문 실적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광학솔루션 부문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 출처=나이스신용평가

2016년까지 성장세가 높지 않았던 광학솔루션(카메라 모듈) 부문은 2016년 하반기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해외 주력고객의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이후 해외 주력고객의 신모델 제품에 회사의 카메라 모듈 공급이 증가하면서 2018년 광학솔루션 부문의 매출규모는 5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실제 2016년 기준 광학솔루션 매출액은 2조8505억원에서 2017년 4조6785억원, 2018년 5조969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기준 기판소재 매출액과 전장부품 매출액, LED 매출액이 각각 1조1588억원, 1조2699억원, 4565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성장률 역시 광학솔루션 부문은 2016년 –4%에서 2017년 64%까지 성장했다. 이후 2018년 9%대로 성장폭은 줄었지만 기판소재 매출액 성장률 2016년 –17%, 2017년 –1%, 2018년 1%, LED 2016년 –11%, 2017년 –6%, 2018년 –30%인 점과 비교하면 매출액 성장률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듀얼카메라와 3D센싱 등을 탑재한 휴대폰, 태블릿의 확산으로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올해 하반기 해외 주력고객의 신제품에 멀티플 카메라 채용이 예상되고 있어 카메라 모듈의 성장을 바탕으로 회사의 매출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역시 LG이노텍의 실적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눈앞의 부진한 실적보다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 등에 주목해야 한다”라면서 “2020년 ToF(Time of Flight, 비행시간 거리 측정) 방식의 모듈 공급 가능성이 늘어나며 관련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력고객 모델 3개 가운데 2개 모델에 탑재되는 트리플 카메라의 판매가격은 기존 제품인 듀얼 카메라와 비교해 약 2배 가까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