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유튜브 채널 UPS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글로벌 물류운송업체인 UPS가 아마존·페덱스·우버 등을 제치고 드론을 활용한 상업적 목적의 배송에 성공한 첫 업체가 됐다. 

미국의 IT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2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랄레이 지역에서UPS가 드론으로 의료용품 샘플의 배달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더 버지에 따르면 UPS는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무인항공기 벤처기업 매터넷(Matternet)과 함께 지난 26일(현지시간)부터 의료용 소모품의 드론 배송을 시작한다. 이 의료용 소모품은 매터넷의 드론 ‘M2 쿼드코터’로 노스캐롤라이나의 랄레이에 있는 웨이크메드 병원으로 배송된다. UPS 측의 설명에 따르면 매터넷의 드론은 최대 12.5마일(약 20km)의 거리에서 최대 5파운드(약 2.3kg)의 탑재 하중을 전달할 수 있다.  

드론은 혈액 샘플과 같은 의료용 샘플을 적재하고 미리 설정된 비행경로를 따라 웨이크메드의 병원과 중앙 병리학 실험실에 위치한 착륙장으로 날아가 물건을 전달한다. 여러 차례의 시도를 통해 배송 정확도를 높여 곧 미국 전역의 다른 병원과 의료 시설에도 드론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UPS와 매터넷의 목표다. 

이는 상업적 드론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UPS는 드론의 다양한 활용을 연구하고 시도한 글로벌 기업들보다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드론의 다양한 활용을 연구하고 있는 주요 업체로는 구글, 아마존, 우버 그리고 중국의 DJI 정도가 있다.   

아마존은 세계 최초의 드론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에어’를 선보였다. 아마존은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2.3㎏ 상품을 드론으로 배송했다. 또 아마존은 물품이 담긴 창고를 공중에 띄어 놓고, 주문이 접수되면 드론으로 배송하는 시스템인 ‘공중 물류창고’ 특허도 취득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연구소 X를 통해 자율비행 드론을 이용한 재난 지역에 비상식품, 물, 의약품 등을 전달하는 ‘윙(Wing)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드론 제조사 DJI는 산업용 자율비행 드론에 탑재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를 맺었다. 그러나 일련의 시도들은 상업적 목적을 위한 상용화보다는 ‘실험’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UPS의 시도와는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관련 업계에서는 여전히 드론 배송의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고 있어 UPS가 이번 시도에서 앞으로 한걸음 더 발전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상업용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기업들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미국의 ‘대기공간 규제(Air space regulations)’에 가로막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UPS는 공식 성명서에서 “우리가 시도한 드론 배송의 상용화는 의료 분야의 물품 전달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해 더 많은 생명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비행은 웨이크메드에서 수많은 계획된 상업적 드론활용의 시작”이라고 UPS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