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올해 핫이슈인 ‘미세먼지’가 콘텐츠 산업인 게임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들이 밖에 나가는 걸 꺼리며 실내에서 놀이문화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그중 VR테마파크, VR게임장 등이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게임 마케팅도 미세먼지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는 모습이 연출된다.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것을 넘어 게임을 통해 미세먼지를 없애는 이색 게임도 눈길을 끈다.

SNS에서는 #미세먼지 #미세먼지나쁨 #실내데이트 #미세먼지탈출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수없이 올라온다. 특히 ‘미세먼지’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글은 인스타그램에만 120만개가 넘는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이토록 높은 가운데 커플들의 데이트에도 약간의 변화가 찾아왔다.

 

데이트, “실내가 더 좋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 2월 8일부터 18일까지 미혼남녀 총 417명(남 176명, 여 241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실내 데이트’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중 70%는 미세먼지가 데이트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0.9%(254명)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실내 데이트를 선호했다. 가장 선호하는 실내 데이트 장소로는 영화관, 서점, 백화점을 포함한 복합쇼핑몰(46%)이 꼽혔다. 최근엔 쇼핑몰 안에도 VR 테마파크가 입점한 곳이 많아 지나가던 쇼핑객들의 발길을 붙잡으며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구체적인 데이트 선호 장소로 VR체험관을 선택한 비율은 13.7%로, 순위는 3위를 기록했다. 이는 미술관, 박물관 등보다 높은 수치다.

VR테마파크의 시스템은 놀이공원과 비슷하다. 이용권을 끊고 테마파크 내에 있는 VR어트랙션 또는 VR게임을 선택해서 즐기는 방식이다. 게임을 잘 모르더라도 남녀노소 즐길 수 있고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어서 실내 데이트로 각광받고 있다. 커플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나들이로 실내 VR테마파크를 방문하는 인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VR 테마파크 관계자는 “실내 테마파크는 기후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시기는 여름, 겨울 순이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며 봄철에도 방문객이 꽤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에도 미세먼지가?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미세먼지에 대해 언급했다. 출처=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페이스북 페이지

게임 마케팅에도 미세먼지라는 키워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지난 3월 5일 ‘미세먼지가 극성이니 건강 유의하라”면서 “이런 날은 실내에서 모바일배그를 즐겨라”라는 글이 업로드됐다. 같이 올라온 사진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모바일 캐릭터가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의 공감대를 이용한 마케팅인 셈이다.

배틀그라운드 PC버전에서는 게임 내 맵에 안개가 끼는 모습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두고 게이머들은 “배틀그라운드에도 미세먼지가 극심하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리그인 PKC 2019에서는 안개 속에서 한 게이머가 차량에 치여 죽는 장면이 나왔다. OGN 측은 이를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만들어 ‘미라마(맵 이름)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고 표현했다. 

미세먼지, 게임에서라도 잡는다!

▲ 오늘의 미세먼지 게임 이미지. 출처=한국과학창의재단
▲ 오늘의 미세먼지 게임 이미지. 출처=한국과학창의재단

미세먼지를 잡는 이색 게임도 눈길을 끈다. 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이를 활용해 게임 내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교육용 AR(증강현실) 게임이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만든 ‘오늘의 미세먼지’다. 오늘의 미세먼지는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농도와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위치가 복정동이면 그곳의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고 이를 활용해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물론 실제로 미세먼지가 제거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이는 미세먼지에 대한 교육용 앱에 게임 요소가 가미된 사례다. 아직은 미세먼지를 다루는 게임이 이런 교육용 콘텐츠에 국한돼 있지만 앞으로 미세먼지를 심도 있게 다루는 스토리의 게임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