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와 CJ헬로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통한 CJ헬로 셋톱박스 제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초읽기에 돌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CJ헬로는 미디어 시장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카카오도 ICT 플랫폼을 넘어 미디어 콘텐츠 전반의 시장 장악력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관통하는 키워드는 생활밀착형 플랫폼과 스마트홈이다. 이번 협력은 두 회사가 추구하는 미래 비전의 합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CJ헬로의 ‘헬로TV’ 가입 고객은 카카오미니를 통해 음성 명령만으로 케이블TV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이용자는 ‘헤이카카오’ 앱을 설치하고 카카오미니와 셋톱박스를 연동하면 끝이다. 다양한 음성 명령을 카카오미니를 통해 내려 셋톱박스를 제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음성 명령 외 다양한 기능도 제공될 전망이다.

▲ 네이버와 CJ헬로가 만났다. 출처=카카오

카카오는 이번 협력으로 스마트홈 전략을 강하게 끌어갈 여지가 생겼다. 특히 지금까지 약점이던 시각 사용자 경험에 강점이 생겼다

아마존 에코쇼 등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에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거나, 혹은 시작부터 IPTV와의 연동을 핵심에 둔 KT의 기가지니 등은 모두 음성 인터페이스에 새로운 시각 사용자 경험을 담는 전략을 구사한다. 대부분의 인공지능 스피커 제조사들이 지향하는 트렌드며, 이 대목에서 카카오는 CJ헬로와 함께 트렌드에 부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게 됐다. 음성 인식으로 TV를 통해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력이 단순한 셋톱박스 연동은 아닌 이유다.

카카오와 CJ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M이 CJ에 근무하던 김성수 신임대표를 영입한 후 두 회사의 간격은 부쩍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막역한 사이로 잘 알려진 김 대표는 1995년 투니버스 방송본부장을 시작으로 2001년부터 온미디어 대표이사, 2011년 CJ ENM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국내 대표적인 콘텐츠 전략가로 정평이 났다. 한 때 넷플릭스 이직설이 나올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이번 협력은 카카오와 CJ의 만남이 아닌, 카카오와 LG유플러스의 만남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 네이버 클로바와 협력하고 있으나, 특유의 오픈 생태계를 지향하며 다양한 플레이어와 교집합을 구성하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스마트홈에 강점을 가진 LG유플러스와 현대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은 카카오의 시너지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CJ헬로 Home&Living 사업본부 이영국 상무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적인 케이블TV 서비스 구축에 있어 카카오미니와의 연동은 큰 의미를 갖는다”며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지능형 TV플랫폼 ‘알래스카(Alaska)’와 카카오AI 기술의 시너지를 통해 CJ헬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케어하는 스마트 솔루션 사업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김병학 AI Lab 총괄 부사장은 “카카오미니는 일상 속 새로운 변화에 집중해 진화하고 있으며, CJ헬로와의 제휴 역시 생활의 편의를 목적으로 추진되어 온 것”이라며 “향후 CJ헬로와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며 서비스를 고도화 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