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올해 5G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퀄컴의 행보와 전략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퀄컴은 파트너십이 곧 리더십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시장을 단순히 테스트 베드로만 생각하거나 약탈적 방식으로만 접근하는 다른 글로벌 ICT 기업과는 차별점이 분명하다.

5G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ICT 기술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자동차 업계를 비롯해 스마트 가전제품,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협력이 시너지가 세상을 메울 수 있다는 뜻이다. 퀄컴은 이러한 5G를 실현하기 위해 ‘5G 뉴 라디오(NR)’ 표준 설계를 주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들과 더불어 글로벌 20개 이상의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5G NR 표준화 일정을 2019년으로 앞당기는 데 성공했다. 퀄컴을 중심으로 하는 방대한 생태계 전략이다.

퀄컴이 5G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나 이를 독자행보로만 재단할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하다. 퀄컴은 특히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한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윈윈 모델’을 구축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를 대표하는 ICT 기업 네이버와의 협력이 새롭다. 퀄컴과 네이버의 기술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11월 로보틱스, 자율주행, 증강현실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선언했으며 이번 업무 협력을 통해 네이버랩스는 퀄컴의 기술 및 제품을 기반으로 로보틱스, 증강 현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제품 및 서비스, 자율 주행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퀄컴은 기술 지원을 통해 네이버랩스가 해당 제품 및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 퀄컴과 네이버랩스가 만났다. 출처=각 사

네이버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를 통해 공개한 엠비덱스(AMBIDEX)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는 엠비덱스를 통해 5G 초저지연 기술로 세계 최초로 ‘두뇌 없는’ 브레인리스 로봇 제어에 성공했으며 여기에는 퀄컴의 기술력이 강력한 인프라로 작동한 바 있다. 실제로 엠비덱스와 무선으로 연결된 외부 통신 장비에는 퀄컴의 최초의 상용화 5G 모뎀 칩셋인 스냅드래곤 X50 모뎀이 탑재, 로봇 본체에 두뇌가 없어도 프로세서와 팔이 5G기술을 통해 원격 연결돼 정밀 제어가 가능하다.

퀄컴은 2017년에도 네이버와 협력한 바 있다. 라인주식회사가 함께 개발한 AI 솔루션 ‘클로바(Clova)’를 퀄컴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제품군에서 지원하는 전략적 협업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클로바 플랫폼이 탑재된 AI 스피커는 현재 네이버를 넘어 통신3사의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하며 진화하고 있다.

국내 전장 분야에서도 퀄컴의 존재감은 번득이고 있다. 퀄컴은 LG전자와 지난 2세대 스냅드래곤 자동차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820A부터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LG전자와 최신 3세대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콕핏 플랫폼 제품군에 대해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퀄컴의 전장 분야 행보는 최근 확장일로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토종 자동차 전장부품 전문업체 이씨스는 퀄컴과 차량 사물간 통신(C-V2X)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퀄컴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교통 및 전장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씨스는 퀄컴과 함께 해당 C-V2X 신규 솔루션으로 국내 도로공사 및 완성차업체들과 협력, C-V2X의 향상된 성능과 더불어 도로 안전, 교통 체증 완화 및 자율주행 기술등의 시연을 위한 실 도로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용범 이씨스 대표는 "C-V2X의 직접통신이 더욱 안전한 교통 시스템을 지원할 신규 기술 개발을 이끌고, 새로운 산업 창출 및 고용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를 위해 이씨스는 퀄컴 테크날러지와 함께 퀄컴 9150 C-V2X 칩셋을 기반으로 C-V2X 생태계 확대에 힘쓰며, 공공의 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퀄컴과 ETRI가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출처=각 사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도우미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협력을 추진, IoT 컨버전스 기술 등 다방면의 협력을 모색하는 장면이 단적인 사례다. 황승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초연결통신연구소장은 “퀄컴의 첨단 IoT 컨버전스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ETRI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중소 IoT 기업들의 제품 및 솔루션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