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아주캐피탈이 작년 최대실적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7년 주주변경으로 조달환경이 개선된 덕분이다. 기업가치 또한 상승하는 등 인수매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우리은행은 가격 상한 제한으로 인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자본확충 등에 시간적 여유를 확보한 셈이다.

▲ 아주캐피탈 영업자산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은 이날 3년 만기 보증공모사채 1300억원을 발행했다. 권면이자율은 2.345%로 NH투자증권, 부국증권, BNK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이 인수에 참가했다. 올해 들어 6번째 자금조달이다.

2017년 7월 아주캐피탈의 최대주주가 아주산업에서 사모펀드(PEF) 웰투시인베스트면트(웰투시)로 변경됐다. 이후 아주캐피탈은 활발한 자금조달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달한 자금은 전부 신차, 중고차, 리스, 기타 대출금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아주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기업대출과 개인 신용대출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웰투시에 인수된 후 2017년 하반기부터 중고차·상용차·렌터카 등 자동차금융 취급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8년 3분기 누적 기준 중고차 취급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4%증가한 6578억원, 상용차(산업재 포함)는 100%증가한 2630억원, 렌터카는 57%증가한 1628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8월 이후 전속 할부 금융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포드세일즈코리아 물량도 안정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박광식 한기평 금융평가실장은 “2018년까지는 2016년 이전에 실행됐던 여신의 회수가 이어지면서 영업자산 규모 성장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취급실적 회복 추세를 감안할 때 2019년부터는 자동차금융자산의 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 아주캐피탈 지배구조. 출처=한국기업평가

실제로 아주캐피탈은 작년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증명했다. 아주캐피탈의 영업자산이 9000만원 가량 늘어나면서 2018년 말 당기순이익은 909억원6900만원으로 2017년 대비 69.1%증가했다. 웰투시 인수로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된 덕이다.

웰투시는 우리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이 3000억원 규모의 크레딧 라인(Credit Line)을 제공하고 있다. 이 덕분에 아주캐피탈의 2018년 9월말 차입부채 듀레이션(평균회수기간)은 1.63년으로 2017년 6월말 0.78년 대비 10개월 이상 장기화됐다.

이와 함께 기업가치 또한 제고됐다. 26일 아주캐피탈의 주가는 1만50원으로 전일대비 0.70%상승 마감했다. 웰투시에 인수될 당시 매도가 8495원보다 약 18.3% 오른 값이다. 이날 아주캐피탈의 시가총액은 5783억원, 상장주식은 총 5754만6000주로 주당 액면가는 5000원, 자본금은 2877억원이다.

박광식 실장은 “2017년 6월 지배주주 변경 이후 개선된 조달구조는 향후에도 수익기반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아주캐피탈의 기업가치 상승에는 우리은행의 인수가능성 여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74.03% 전체)을 보유하고 있다. 펀드 만기인 오는 7월 딜(deal)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웰투시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3100억원에 인수할 때, 우리은행이 1000억원을 출자했다.

SK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우리금융 분석보고서를 통해 "우리금융의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는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 확대 계획"이라며 "자산운용사 인수전에 참여 중이고 아주캐피탈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주캐피탈의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인수매력 또한 제고될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에 가격상한선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현 대주주 입장에선 인수매력 제고가 달갑지 않다. 

▲ 아주캐피탈 주가. 출처=구글 홈페이지 갈무리

우리금융은 지주 출범 첫 해인 올해 자기자본비율 산출방식에서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지주사 전환 시 자기자본 비율 산출 방법을 내부등급법보다 불리한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표준등급법을 적용할 경우 위험가중자산이 35~40% 증가하면서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는 현재보다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4.1%~4.2%포인트, 보통주 자본비율은 3.0%~3.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의 주가가 치솟아도 정해진 가격에 매수할 수 있다. 따라서 자본적정성에 부담을 느끼는 현 상황에서 아주캐피탈을 급하게 인수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비금융 확대는 소형 비금융사부터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캐피탈 인수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다만 캐피탈, 저축은행, 신탁 등 소형 비금융사부터 확대 후 보험사, 증권사 등으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은행은 최근 조건부자본증권 3000억원을 발행하면서 BIS비율이 0.19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