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텔레콤이 26일 제35기 주주총회를 연 가운데 박정호 사장은 "내달 5일 5G 상용화는 이상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간 지주사를 두고는 일종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 사장은 "5G는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면서 "양자암호통신이 탑재된 가장 안전한 5G 서비스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통신3사는 내달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라인업으로 단말기 인프라를 갖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테스트를 마쳤으며 만반의 준비태세를 자랑하고 있다. LG V50 씽큐를 통한 5G 상용화는 퀄컴과의 부품 수급 문제로 다소 늦을 전망이다.

미디어 전략도 나왔다. 박 사장은 티브로드와의 통합이 거의 완료됐으며 오는 3분기 지상파 OTT 푹과의 가시적인 성과도 자신했다. 박 사장은 "국내 콘텐츠 사업도 반도체만큼 중요하다"면서 "미래 먹거리가 분명하기 때문에 넷플릭스와의 경쟁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박정호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SKT

중간 지주사 등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론을 꺼냈다. 박 사장은 "꼭 올해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모두가 윈윈하는 토대를 마련한 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박 사장이 지난 주주총회 당시 중간 지주사 설립에 대해 거론하자 그룹 차원의 경고를 받았다는 '풍문'이 나온 바 있다. 추후 SK텔레콤의 그룹 내 ICT 플랫폼 역할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SK텔레콤은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회사의 경영성과, 비전을 상세히 소개하는 자리도 가졌다. 박 사장과 4대 사업부장이 직접 프리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을 진행했으며 주총 개회 전 주주를 대상으로 티움(T.um) 전시관 투어를 운영해 최첨단 ICT 기술과 5G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8년 재무재표가 승인됐고 현금배당은 지난해 8월 지급된 중간배당금 1000원을 포함한 주당 1만원으로 확정됐다.

SK텔레콤은 기존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김석동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신규 선임했다. 사내이사(박정호,유영상), 기타비상무이사(조대식), 사외이사(이재훈,안재현,안정호,윤영민,김석동)이다. 특히 김석동 사외이사 선임이 눈길을 끈다. 김 사외이사는 금융위원장을 지냈으며, 그의 등장은 SK텔레콤의 핀테크 의지를 잘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정국이 펼쳐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의 향후 비전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정국에서 SK텔레콤은 키움증권과 하나금융지주와 손을 잡았다. 최대 경쟁자인 토스뱅크에 신한금융지주가 빠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SK텔레콤 컨소시엄의 낙승을 점치고 있으나, 토스뱅크가 글로벌 VC와 협력해 완주를 선언했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김석동 사외이사 선임은 핀테크에 대한 SK텔레콤의 열망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또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중장기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주요 임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안건도 승인했다. 유영상 MNO사업부장, 하형일 코퍼레이트디벨롭먼트센터장, 하성호 CR센터장, 박진효 ICT기술센터장, 윤풍영 코퍼레이트센터장 총 5명이 주식매수선택권을 받았다.

하형일 코퍼레이트디벨롭먼트센터장은 “주주 친화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주총에 폭넓은 변화를 줬다”며, “올 한해 이동통신사업에서 5G 선도 및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하고 미디어·보안·커머스 중심의 New ICT 사업을 확장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