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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환 교수’s 영업 이야기] 마케팅부서와 영업부서는 왜 티격태격할까?
   

“아니 시장에서 경쟁이 말이 아닌데 마케팅 부서는 대리점 할인율을 더 이상 내릴 수 없다고 하니 어쩌란 말인가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우리 프린터 소모품 가격을 엄청 저렴한 가격으로 뿌리고 있는데 우리 영업팀은 어쩌라고, 마케팅 부서는 저렇게 고집을 부리고 있고 쓸 데 없는 광고만 하고 있으니… 걱정이 태산입니다.” 프린터 영업을 하는 어느 영업직원의 하소연이다. 마케팅 부서 직원들은 왜 영업부서의 의견을 듣지 않을까? 마케팅 부서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의 주장이 이해가 간다. “시장 상황을 다 검토해 대리점 할인율을 정했고 지금은 프린터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 광고에 집중하고 있는데, 매출을 올리기 위한 차별화 영업 전략은 고민하지도 않고 언제나 가격만 내려달라고 하는 영업부서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 싸울까?

우리는 주위에서 다투고 있는 마케팅과 영업 부서를 자주 본다. 왜 이들은 티격태격할까? 기업의 현장에서만이 아니고 학계에서도 영업과 마케팅의 갈등은 오랫동안 연구되어 오고 있다. 연구 분야로 마케팅 영업 통합(Marketing Sales Integration) 혹은 마케팅 영업 인터페이스(Marketing Sales Interface)라는 개념이 존재하고 다양한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마케팅의 그루인 필립 코틀러 교수도 ‘마케팅과 영업부서의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Ending the war between Sales and Marketing)’이라는 연구논문을 2006년에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할 정도다.

그렇다면 영업과 마케팅의 갈등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첫째, 영업과 마케팅은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기업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동일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만 전략적인 역할과 실행적인 역할이 각기 강한 두 기능의 미묘한 역할 차이로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영업과 마케팅의 갈등은 기업의 목표 달성이 원활하게 달성될 때보다는 어려워지는 경우에 발생된다. 마케팅부서는 영업부서를 시장 전체를 보지 못하고 전략이 없다고 하고 영업부서는 마케팅부서를 영업 현장은 모르고 탁상공론만 한다고 탓하는 것이다.

둘째, 마케팅과 영업의 업무 수행 행태와 문화의 차이로 일어나기도 한다. 데이터와 논리를 통한 전략 수립이 주 업무인 마케팅부서와 시장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통해 직관과 경험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주로 하는 영업부서의 업무 수행 행태의 차이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업무 행태가 다르고 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구성원의 특성도 달라질 수 있다. 전략적이고 분석적인 마케팅직원과 고객과의 신뢰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영업직원이 서로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관점의 차이도 갈등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마케팅직원은 전사적이고, 더 장기적이고, 브랜드 중심의 관점으로 업무에 임해야 하며 시장에서 고객과 접점을 해야 하는 영업직원은 영업 현장의 구체적이고, 분기 매출 목표의 더 단기적이고, 브랜드보다는 고객 관계라는 관점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매출과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지?

사실 역할이 다르고, 업무 수행 행태와 특성이 다르고, 관점의 차이가 있다고는 했지만, 훌륭한 마케팅직원은 전략적일 뿐만 아니라 시장과 교감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될 수 있고 고객 신뢰관계와 단기적인 목표에만 집착하는 영업직원은 전략적이고 분석적인 의사결정을 보완해야 고객이 진정으로 믿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영업과 마케팅 부서의 갈등은 이해하기 어렵다. 기업 입장에서 업무를 구분하고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영업과 마케팅을 구분한 것이지 고객 입장에서는 영업과 마케팅을 구분할 수도 없고 구분할 의지도 없다. 고객은 “나에게 팔기 위한 활동을 영업과 마케팅으로 구분해 진행하는구나” 정도로 이해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두 부서가 강하게 결속해 고객을 접촉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업과 마케팅이 조화로운 협력을 위해 경영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두 부서 간의 소통의 활성화다. 두 부서 간의 활성화된 소통을 위해 합동 회의체를 구성하고, 마케팅 전략 수립을 함께 하며, 부서 간 순환 근무제를 시행한다. 주요 성과지표를 공유해 마케팅부서는 주요 영업지표를 성과지표에 추가하고 영업부서는 주요 마케팅지표를 성과지표에 포함하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프로그램도 공유하고 영업과 마케팅이 함께 보고 관리하는 고객관계관리시스템(CRM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세일즈포스닷컴은 회사 내의 고객관계관리를 한 플랫폼하에서 운영하게 해 영업과 마케팅부서가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링크드인(LinkedIn Sales Navigator)은 영업부서와 마케팅부서를 연결해 좀 더 쉽게 타깃 고객에게 함께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한 시스템하에서 두 부서가 소통하도록 하는 노력도 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조화로운 협력에 적합한 조직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영업부서와 마케팅부서를 총괄하는 조직을 만들어 한 임원이 두 부서의 목표를 동시에 관리하는 조직구조를 만들고, 대기업의 경우 본사 마케팅부서와 별도로 현장형 마케팅팀을 배치하는 것도 소통을 위한 조직구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두 가지의 영업과 마케팅의 조화로운 협력을 위한 방안에 관해 논의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불통이다. 마케팅직원이 영업 현장을 경험하고 다시 마케팅부서로 돌아오고, 영업직원이 마케팅부서로 옮겨 영업 현장의 목소리도 전달하고, 마케팅의 어려움을 느낀 후에 다시 영업 부서로 돌아오는 것을 장려만 해도 두 부서의 조화로운 협력은 시작될 수 있다.

공통의 목표를 향해 가는 조금은 상이한 역할의 두 기능이 서로의 불통을 통해 오랫동안 갈등을 일으켜 왔다. 그러나 최근에 글로벌 기업들은 영업과 마케팅 간의 해빙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이는 영업부서에 고객 세분화와 고객가치 제공 등의 마케팅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이고, 마케팅부서는 영업부서와 직결된 매출 성장의 능력도 입증해야 되면서이다. 아울러 이 트렌드는 두 부서 간의 실시간 정보공유를 가능하게 한 CRM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기업은 고객이 최우선이다. 다른 어떤 측면보다 고객의 입장에서 영업과 마케팅은 한 몸이 되어야 한다. 같은 페이지를 영업부와 마케팅부서가 함께 써나가야 한다.

임진환 가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4.03  0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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