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25일(현지시각)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번졌음에도 뮬러 특검의 도널드 트럼프 조사 결과 안도감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6%(14.51포인트) 상승한 2만5516.8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08%(2.35포인트) 내린 2798.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07%(5.13포인트) 하락한 7637.54에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재량소비재, 산업, 부동산, 유틸리티를 제외한 4개의 업종이 하락했다. 필수소비재 0.01%, 에너지 0.01%, 금융 0.39%, 헬스 0.07%, 소재 0.16%, 기술 0.40% 커뮤니케이션 0.19%가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기술주의 대표격인 '팡(FAANG)'은 혼조세를 보였다. 페이스북 주가는 1.19% 상승했고, 넷플릭스 주가는 1.45% 올랐다. 아마존도 0.54% 상승했다. 반면 애플은 1.21% 하락했고, 알파벳은 0.85% 떨어졌다. 시장은 애플 주가 하락 원인에 대해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 제휴해 새로운 신용카드를 출시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기업은 대체로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57% 하락했다. 엔비디아도 2.10% 떨어졌다. 웨스턴 디지털도 1.03% 하락했고, 인텔도 0.9% 내려갔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0.52%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베이징에서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주 로버트 뮬러 특검 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의 결탁을 입증해내지 못했다는 소식이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은 현재 지난주 발생한 수익률 곡선 역전현상 이후 주요국가의 경제지표와 국채 수익률 움직임에 민감한 상태다. 지난주 3개월물과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역전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미 국채 3개월과 10년 금리는 장 초반엔 역전 현상이 일시적으로 해소되기도 했지만, 다시 역전해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했다.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뮬러 특검은 지난주 제출한 최종 수사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대선캠프 측과 러시아 사이의 공모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19~20일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이후 침체 공포가 번지면서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기고 있지만 정치권 리스크가 일단 해소된 데 대한 안도감이 주가 하락을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미국 내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백악관이 뮬러 특검 불확실성 해소 이후 중국과의 협상 타결에 더욱 집중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탄핵 압박이 거의 일단락 된 만큼 미국의 협상 팀에 힘이 실리면서 중국 측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장중 2.39%까지 밀리며 2017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홍콩에서 가진 연설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인플레이션을 2.5%까지 용인할 뜻을 제시했다

비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유럽과 중국 경제가 계속 부진해 해외의 문제가 미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3~4분기의 투자 감소 등 미국 경제도 지난해처럼 견실하지는 않다는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