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국내 ‘빅3’ 조선사가 LNG운반선 수주 증가를 바탕으로 수주목표량을 조금씩 달성하고 있다. 전체 수주실적으로 보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지만, 업계는 실적 전반을 평가하기에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연말에 수주가 몰리는 경우가 있으며, 현재 업황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3 조선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현재 LNG운반선 총 11척을 수주했다.

선두는 삼성중공업이다. 올해 국내 LNG운반선 수주의 절반이 넘는 7척을 수주했다. 총 13억달러로 올해 전체 선박 수주목표액 78억달러의 17%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전부 LNG운반선으로 달성하고 있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LNG운반선 수주 증가에 힘입어 삼성중공업 수주잔량은 지난 2월 기준 현대중공업 단일 수주잔량도 넘어섰다. 단,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포함한 현대중공업 전체 수주잔량에는 못 미친다. 현대중공업 전체 수주잔량은 1063만8000CGT이고 이 중 현대중공업 단일 수주잔량은 451만5000CGT다. 삼성중공업 수주잔량은 490만3000CGT다.

CGT는 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선박 무게(GT)에 선종, 선형 등을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조정지표다. 이를테면 LNG운반선의 계수는 통상 벌크선(Bulker)보다 더 높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3척을 수주했다. 총액 약 5억5500만달러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LNG운반선 수주에 힘입어 올해 목표수주액 83억7000만달러의 13%인 11억달러를 달성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2월 기준 584만6000CGT를 기록하며 수년째 단일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 LNG운반선 수주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올해 1척 수주가 전부다. 수주액은 약 1억8000만달러다.

현대중공업 전체 수주액도 다른 조선사에 비해 소폭 뒤쳐진 상태다. LNG포함 약 10억달러로 수주목표액 117억달러의 8.5%를 기록 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연초의 경우 업황, 영업전략, 도크 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수주량을 조절하므로 현재 실적은 크게 의미없다”라고 밝혔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현대중공업 LNG선 수주가 옵션 행사 1척에 머무르고 있어 더 높은 가격을 고수하는게 아닌가 싶은 기대감이 있다”라고 바라봤다.

수주실적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주춤... 업계 “평가는 시기상조”

국내 빅3 조선사는 LNG운반선 수주에 힘입어 목표액을 조금씩 달성하고 있다. 다만 올해 전체 수주실적을 지난해와 단순 비교했을 때에는 비교적 아쉬운 모습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은 전체 기준 총 31척을 수주하며 수주액 23억달러를 기록했다. 목표액 132억달러의 약 17.4%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12척 수주하며 수주액 약 15억5000만달러를 기록, 전체 수주목표 73억달러의 21.2%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총 12척 수주하며 수주액 약 12억1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수주목표액 82억달러의 14.8%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소폭 낮고,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보다 조금 높은 셈이다.

업계는 이같은 흐름에 대해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3월 수주분위기가 지난 1~2월에 비해 주춤한 것은 맞다”라며 “다만 조선업은 성수기가 따로 없으며 월별 수주흐름도 예측하기 어려운 업종이기 때문에 연초 실적으로 전체 흐름을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조선업의 경우 연말에 수주가 몰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연초 실적으로 올해 분위기를 평가하기에는 한참 이르다”라며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수주가 몰렸다”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최소 반기가 지난 후에 목표량 대비 실적을 가늠해보는 것이 의미있다”라고 언급했다.

조선업 업황 개선 중... 선가 상승도 이뤄지고 있어

현재 조선업 업황은 점차 좋아지고 있다. 선박 수주가격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영국의 조선 및 해운 분석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운반선 선가는 1억8500만달러로 지난해 최저점보다 약 500만달러 상승했다. 실제 계약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 22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LNGC선을 약 1억9130만달러에 수주했다.

LNG운반선을 포함한 전체 선박가격으로 봐도 대체로 오름세 기록 중이다. 전체 선박 가격을 지표로 환산한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ing Price Index)는 현재 131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9였고, 2017년 말은 125, 2016년 말은 123이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선박 가격을 100으로 보고 이를 현재 가격과 비교한 수치다. 조선업 업황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2008년의 경우 무려 190에 이르렀다.

▲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업계 관계자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선가 전반을 직관적으로 보기 위한 조정지표이므로 각각의 숫자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는 것이 좋다”라면서 “최근 추이를 봤을 때 선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업황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지난 수주절벽(2016~2017년) 시기 부족했던 실적도 점차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발주 대부분은 LNG선과 해양생산설비에서 나올 것”이라며 “다만 두 부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서프라이즈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탱커선 발주세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클락슨리서치는 LNG운반선 발주가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60척 이상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