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플랫폼 서비스 강화 및 기술의 발전으로 기반 인프라의 사용자 경험이 강조되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4G LTE에 이어 5G 시대가 도래하며 기존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가상 및 증강현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자율주행차, 반도체, 모빌리티 , 스마트팩토리 등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고객이 지불해야 하는 요금의 인상이다. 당장 SK텔레콤의 5G 통신요금 인가신청이 늦어도 3월 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민단체 및 업계에서는 ‘높은 통신요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4G에서 5G로 이어지는 통신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더 강력한 사용자 경험을 체감하는 대신, 요금은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이유다. 이러한 분위기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모든 플랫폼 서비스에서 발견되고 있다.

▲ 5G 통신 요금제가 논란이다. 출처=갈무리

5G 요금제 둘러싼 논란

SK텔레콤은 한 차례 반려된 5G 통신요금 인가를 늦어도 3월 내 재신청할 방침으로 25일 확인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요금인가제 폐지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정부의 통신요금 체계 개입을 두고 회의적인 행보들이 감지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요금 인가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내달 5일 5G 세계 최초 상용화가 시작되는 가운데 정부 입장에서도 5G 통신요금 인가를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먼저 단말기로 보면 5G 가격은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의 경우 출고가 기준으로 보면 LTE 버전과 비교해 3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단말기 가격 인하를 압박했으나 제조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5G 단말기 가격을 크게 높일 태세다.

통신요금도 비슷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데이터 제공량 10GB 기준 5만원대 5G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는 데이터 소진 속도를 고려하면 다소 비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5G 시대를 맞아 가상 및 증강현실 시대를 체감하려면 방대한 데이터의 빠른 이동을 전제로 하지만, 고가 요금제로는 이러한 서비스를 마음껏 즐기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5G 요금제의 진입장벽이 높으면 5G 대중화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최근 데이터 트래픽 소진 추세에도 잘 드러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이동전화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40만3812TB로 전월 대비 1.5% 증가해 처음으로 40만TB 고지를 넘었다. LTE 스마트폰 트래픽이 99.8%를 차지해 사실상 대부분을 점유했으며 LTE 가입자당 트래픽은 8.1GB다.

해비 트래픽 유저의 존재감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위 10% 이용자가 전체 데이터의 56%를 차지하는 등, 데이터 활용 쏠림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G LTE 스마트폰이 완전히 대중화된 상태에서 통신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무선 데이터 트래픽 폭증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트래픽 폭증 현상이 커지는 가운데 5G 요금제가 지나친 고가 정책으로 자리를 잡을 경우 5G 시장에 타격이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SK텔레콤 등 통신3사는 5G 요금제 고가 논란을 두고 ‘지나친 논란’이라는 입장이다. 버라이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국 5G 요금제가 SK텔레콤의 5G 요금제와 비교해 더 고가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5G의 발전을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5G 도입으로 통신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텔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 세계의 5G 관련 누적 하드웨어 투자액은 1조197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국내 이통3사 역시 최대 40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경험을 보장하려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설정하고, 막대한 투자금도 회수하려면 역시 5G 요금제에 대한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5G가 새로운 ICT 플랫폼 혁명을 끌어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최소한의 기회비용을 보장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정서도 읽힌다.

▲ 웨이고 런칭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솟구치는 플랫폼 비용

통신 네트워크 기술이 ‘비싸다’는 이유로 당장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멈출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 기술의 발전으로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한 비용이 올라가고 있으며, 이러한 플랫폼 비용은 비단 통신사를 넘어 전 플랫폼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기존 플랫폼 서비스의 하향평준화에 따른 당연한 의무적 측면에서 미묘한 흐름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택시다. 택시 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합의안을 통해 플랫폼 택시 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웨이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가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개념의 택시 서비스인 웨이고 블루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웨이고 블루는 택시 호출 시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 자동 배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택시처럼 배회영업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카카오 T 앱에 탑재된다. 오장원 타고솔루션즈 대표는 “30년동안 택시회사를 하면서 많은 개선점을 느꼈다”면서 “웨이고라는 브랜드를 통해 서비스 규격화, 충성 고객확보에 나서는 한편 월급제 등 기사처우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카카오와의 협력을 전제로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설명이다.

웨이고는 정복을 입은 기사와 깔끔한 내부 서비스는 물론 모두 신차로 꾸몄다. 웨이고 블루는 기본 이용료는 3000원으로 실시간 수요·공급에 따라 탄력 요금제가 적용된다. 배차 완료 1분 이후 호출 취소 시 2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되며, 다양한 이용 요금 할인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웨이고 레이디는 1000원에서 1만원 수준이며 예약제로 운영된다. 웨이고 블루와 레이디 콜비는 모두 수요와 공급에 따라 줄어들거나 늘어날 수 있다.

웨이고 서비스의 특징은 높은 비용, 이에 따른 질 높은 서비스다. 다만 업계에서는 웨이고의 성공 가능성과 별도로 기본적인 서비스 비용의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승차거부가 없고 질 높은 서비스의 제공은 택시 플랫폼의 당연한 의무지만, 이제 이러한 의무도 더 높은 비용을 통해 ‘구입’해야 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질 낮은 서비스에서 질 높은 서비스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택시 플랫폼과 5G 요금제는 동일하지만, 5G 요금제는 4G에서 5G로 이어지는 기술의 특이성이라도 존재한다. 반면 웨이고를 위시한 택시 플랫폼의 등장은 원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사용자 경험’이 ‘형편없는 사용자 경험’으로 하향평준화 된 상태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

플랫폼 비용의 상승은 공급과 수요의 합이 맞을 경우에만 성립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다만 원래 ‘일정수준의 질을 담보해야 하는 플랫폼 서비스’가 하향평준화 과정을 거쳐 추가 비용을 내고 ‘적정 수준의 플랫폼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는 장면은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최근 라스트 마일의 개념이 중요시되며 개인화된 높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등장이 많아지는 가운데, 이들 사이에서 온디맨드 플랫폼 서비스가 새로운 방법론으로 자리잡으며 다양한 시사점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플랫폼의 의무와 외부의 기대치에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