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이 22일 인천시 연수구 인천글로벌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 등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민연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총회 안건 중에서 재무제표 승인, 일부 사내‧사회이사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에 대해서 반대하기로 결정했음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총 안건은 모두 통과돼 성장성이 주목된다.

국민연금,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총회서 반대 의결권 행사 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계 논란 등에 대해 책임을 물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안 등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동중 전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회계 기준을 변경할 2016년 당시 최고재무책임자였다.

국민연금은 또 사외이사 후보로 재선임된 정석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권순조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에 대해서도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인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을 견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24일 “지난 19일까지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사전공시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기업 14곳의 의안을 분석한 결과 ‘이사‧감사 선임’과 ‘이사 보수 한도 상향’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43.44%)‧삼성전자(31.49%) 등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주주가 75% 이상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확보한 점을 감안하면 3.09%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반대표는 의사를 표출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주총 안건 ‘모두 통과’…김태한 사장 “위탁생산 수주 27건에서 39건으로 확대할 것”

삼성바이오로직스 정기 주총 안건은 국민연금의 반대의견에도 원안이 모두 통과했다. 사실상 순항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일부 변경, 이사‧감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동중 센터장은 주총에서 재선임돼 3년 임기를 추가했다. 정석우‧권순조 사외의사 외에도 허근녕 법무법인 평안 대표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됐다. 이들은 3년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감사위원을 맡는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이 CMO 수주 확대 등 구체적인 올해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 1시간 정도의 발표를 통해 올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건수를 기존 27건에서 39건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한 지 8년 만에 30~40년의 업력을 보유한 기업을 제치고 생산 규모 면에서 1위를 달성했다”면서 “CMO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에 주력하면서 최상위권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목표안으로는 현재 1~3공장의 CMO 수주 건수인 27건에서 12건을 늘려 올해 총 39건을 확보하는 방침이 제시됐다. 김태한 사장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3공장 생산 능력의 50% 이상에 이르는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한 사장은 CMO, CDO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 신약과 항체의약품, 백신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여지도 열어뒀다. 그는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의 메이저 그룹으로 진입하겠다”면서 “신약 개발로 사업을 확대해 갈 수 있겠고 항체의약품,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백신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항체의약품을 넘어 새로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투자와 매출 확대를 꾀해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