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미국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이 지난 20일(현지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 금리를 2.25~2.50%로 동결했다. 시장의 예상대로였다는 평가다.

이날 FOMC는 올해 정책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기존 2회에서 동결로 하향 조정했고, 연준의 자산축소 정책 종료를 공식화하는 등 예상보다 완화된 방향을 보였다. 이번 결정은 지난 1월과 달리 미국 내부의 경제상황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보고서 ‘3월 美 FOMC 결과와 시사점’을 발표하고 미국 통화정책 기조의 결정 요인을 점검하고 미 금리 동결에 따른 영향을 살펴봤다.

중국 수출 증가율 마이너스 폭↑...미국도 불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금리를 동결한 데는 글로벌 경제 둔화 확대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유로존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또한 확산되고 있기 때문. IMF의 세계 경제 전망치에 따르면, 세계 경기 고점은 2017년이며, 2019년 현재 세계 경제는 하강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특히, 최근 발표된 2월 중국 수출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20.7%로 큰 폭으로 감소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유로존의 경우도 유럽중앙은행이 2019년 전망치를 0.6%p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둔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 둔화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은 여전히 양호하다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를 견인한 소비와 투자 부문의 지표가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하고 임금 상승률 또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민간 소비를 지탱해 줄 것으로 기대됐다. 2019년 2월 미 실업률은 3.8%로 자연 실업률 수준보다 낮으며, 공급자 우위 구조로 고용시장 개선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3%대 중반 수준을 보이면서 가처분 소득 증가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침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국내 금리 인상 압박↓...이주열 총재 "금리 인하는 아직 때 아냐"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미국 FOMC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달러 약세 압력은 커졌으나, 유로존 등 주요국들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달러화 가치 변동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할 전망이다. 또한 신흥국 리스크는 다소 완화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미국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최근 신흥 시장의 리스크 지수가 하락하고 통화 지수가 상승하는 등 신흥국은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신흥국 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3월 FOMC 결과로 미국 정책금리가 동결되면서 국내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완화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은의 통화정책이 국내 경기 진작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동결 기조로 한-미 금리 격차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아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낮아졌다. 현재와 향후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 진작에 집중한 완화적 통화 정책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월 FOMC 결과에 대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줄었다"면서도 국내 금리 인하에 대한 질문에는 "어느 정도 조정할지는 모든 상황을 고려할 것이며 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답변해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 인하가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