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선(Fish), 53×45.5㎝, Oil on Canvas, 1975

인상파가 출현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눈에 보이는 사실을 실제의 모양 그대로 재현하는 사실주의 표현기법은 화가가 몸에 익혀야 할 윤리였다. 적어도 사실적인 묘사력을 갖추지 못하면 작가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사실적인 묘사력에 출중한 작가는 거꾸로 구태의연하게 평가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을 정확히 묘사한다는 것은 한 작가로서의 독립적인 요건임에는 변할 수 없는 일이다.

설령 추상작업을 할지라도 사실적인 묘사력의 완성도는 아주 중요한 요건이다.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익힌 물상에 대한 이해력 위에서 추상작업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 시절 수학여행

그렇다면 현대미술이 요구하는 것이 반드시 비대상적이고 비사실적인 것인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현대미술의 어느 분야에서는 극사실적인 묘사력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현대의 사실주의 회화의 회화는 이전과는 다른 오늘 이 시대를 통찰하는 미적인감수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 사실주의 회화의 표현영역은 다른 현대미술양식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구자승(ARTIST KOO CHA SOONG,具滋勝,서양화가 구자승,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은 바로 이 시대가 만들어낸 사실주의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신항섭/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