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가 아닌 자율주행기술의 결함인 경우, 자동차 회사들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Geospatial World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기술 대기업들과 자동차 회사들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운전자 없는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도로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약속한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누가 돈을 지불할까? 보험회사들에게, 최근의 운송 혁명은 책임, 데이터 공개, 그리고 미래의 수익에 관해 큰 의문을 제기한다.

운전자 없는 자동차 테스트가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책 입안자들도 이미 새로운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도로에서 사고를 냈을 때 제도적 규제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 지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영국 의회는,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량과 관련된 교통사고에 대한 보험 및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한 자율 및 전기 자동차 법안(Automated and Electric Vehicles Act)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정작 자율주행차 개발이 가장 활발한 미국이나 다른 시장에서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준비가 그리 확실하지 않다.

누구의 책임인가?

영국 AXA보험의 데이비드 윌리엄스 기술국장은, 영국의 새 법안이 자율주행차의 소유주들도 여전히 도로교통규칙을 준수하는 보험에 들어야 할 것을 요구하는, 명확한 책임 구조를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국장은, 많은 자율주행차들이 자동 모드에서 운전자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겠지만, 각각의 경우를 모두 다루기 위한 별개의 보험 상품을 만드는 것은 ‘너무 복잡한 일’이라고 말한다.

자동차 소유주들은 두 가지 운전 모드를 커버하는 한 개의 보험을 가입한다. 보험사들은 사고가 날 경우 여전히 운전자의 청구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겠지만,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가 아닌 자율주행기술의 결함인 경우, 자동차 회사들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윌리엄스 국장은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교통사고 건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보험사들이 운전자들로부터 받는 자동차 보험료 청구 건 수가 적어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 나마도 청구액의 일부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다시 청구될 것이다.

보험사들은 유럽 전역에서 이와 비슷한 규정이 시행되기를 원한다.

유럽 보험사협회(Insurance Europe)의 개인보험, 종합보험 및 거시경제부 니콜라스 장마르 실장은 "우리는 제3자 책임보험이 운전자들을 보호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이 방식이 커넥티드 차량이나 자율주행 같은 새로운 기술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미래에는 자율주행차가 개인 소유가 아닌 공유 차량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많아지고 새로운 유형의 보험 상품이 출현하게 될 것이다. 출처= Admiral Insurance

보다 안전한 도로

미국 교통부의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의 수치에 따르면, 자동차 충돌 사고의 94%가 인간의 실수에 발생된다.

자율주행차가 인간의 실수 요인을 제거해 보다 안전한 도로 환경을 만들면 자동차 소유주들이 내야하는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윌리엄스 국장은 "만약 자율주행차가 등장해 도로가 안전해져서 자동차 사고가 50% 줄어든다면, 자율주행차가 아닌,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들의 사고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시대 초기에는, 자율주행차가 관련된 사고에서 센서 같은 하이테크 제품이 손상돼 교체하는 경우, 그런 부품의 높은 가격 때문에 보험료 청구 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의 생산이 많아지면 그런 부품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차가 사고가 일으키면, 새로운 기술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고 누가 잘못했는지에 대해 더 큰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다.

유럽 보험사협회의 장마르 실장은 "보험 청구가 신속하고 문제없이 해결되려면, 보험사와 정당한 이해관계를 가진 다른 당사자들이, 사고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차 안의 관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야만 배상 책임이 정확하게 배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시장

보험사들은,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량으로 전환되면, 궁극적으로 자동차 보험료 인하와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윌리엄스 국장은 예를 들어, 보험사들은 자동차 소유주들이 자율 모드를 더 자주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보험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그 만큼 줄어든 위험을 반영하기 위한 프리미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미래에는, 자율주행차가 개인 소유가 아닌 공유 차량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많을 것이며, 이것은 새로운 유형의 보험 상품의 출현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공유 차량이라 하더라도. 보험료를 소유주 간에 나눠 내든, 아니면 다른 방법을 사용하든, 자동차 자체는 여전히 보험에 가입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