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창립 21년만에 변경되는 홈플러스 CI.출처= 홈플러스

[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홈플러스리츠가 IPO에 실패하면서 홈플러스의 재무건전성에 적색등이 켜졌다. 자본을 끌고 오지 못한 결과, 영업을 통한 수익만으로는 회사의 차입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홈플러스의 단기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한 단계 낮췄다.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 리츠 상장 계획 무산으로 인한 재무 가변성 확대 ▲약화된 수익창출력 ▲비우호적 영업여건 등을 이유로 꼽았다.

홈플러스는 이달 홈플러스의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홈플러스 리츠의 IPO를 시도한 바 있다. IPO를 통해 자본을 확충, 재무 가변성을 줄이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 철회했다.

IPO배경에는 과거 인수금융이 자리 잡고 있다. 2015년 10월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계열 지분 100%를 인수했다. 차입매수(Leveraged Buyout)성격으로 인수 금융을 조달했다. 이는 홈플러스 계열이 직접적인 상환부담을 갖는 것으로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이 확대되는 배경이 됐다.
 
이후 홈플러스는 꾸준히 차입금을 줄였다. 2016년 이후 연간 자본적 지출(CAPEX) 규모를 1000억원 미만으로 크게 축소했다.

판매 후 리스(Sales&Lease Back)를 통해 자산을 매각, 차입금을 상환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말 기준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1조 50억원까지 감소(2016년 2월 말 1조3725억원)했다.

다만, 여전히 영업으로 창출되는 현금으로 차입금 상환, 금융비용, 자본적 지출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스토어즈의 합산 기준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약 400억원(사용제한금액 제외)이다. 거기에 연간 약 2500억원 내외로 예상되는 영업창출현금 규모(홈플러스스토어즈 연결기준)를 고려할 때 앞으로 1년간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원천은 약 2900억원이다.

현재 유동성 수준으로는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6000억원의 단기성차입금과 연간 약 1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되는 CAPEX, 약 1400억원 내외의 순금융비용 등의 자금 소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 다만, 유동성리스크는 아직 거리가 먼 이야기다.

송민희 한신평 연구원은 "아직 담보 여력이 3조 4000억원 남아있다"며 "미사용 여신한도와 최근의 자산 활용 성과 등을 바탕으로 재무융통성을 보강하면 단기자금소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차입금 및 재무안정성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매출은 막막하고, 비용은 증가 中

홈플러스의 영업이익 정체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12년(2011년 3월~2012년 2월)사업연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홈플러스의 EBITDA는 7786억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8년 사업연도의 3분기까지 EBITDA는 2915억원 수준으로 1년으로 환산했을 때 4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2013/14년 0.3% 감소했던 매출액 증가율은 ▲2014/15 (-)4.3% ▲2015/16 (-)1.7% ▲2016/17 (-)3.7% ▲2017/18 (-)4.3% ▲2018.11(전년 동기 대비) (-)3.6%을 기록했다. 하락세다.

반면 비용은 상승하고 있다. 판매 후 리스는 점포 및 토지 등을 매각하기에 일시에 금액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매달 임차료는 비용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광고비 증가, 금융비용, CAPEX부담 등 역시 비용증가 요인이다.

송 연구원은 "인건비 등은 올라오고 있는데 매출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수익창출력을 반등시킬만한 요소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소비위축, 신유통채널의 성장에 따른 대형마트 경쟁력 약화, 정부규제 등 매출성장 제약요인을 고려할 때 매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포맷 점포는 저마진 대용량 상품구색을 갖추게 되는 특성상 일정수준 원가율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및 재무구조 악화는 조정순차입금/EBITDA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즉, 영업으로 차입금을 감당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2016/17년 6.0배였던 연결기준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조정순차입금/EBITDA는 2018/19년 3분기 7.7배로 상승했다.

▲ 조정순차입금/EBITDA. 출처=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전환상환우선주 포함)/EBITDA 지표가 9배를 초과할 경우 신용등급 하락 요인으로, 7배 미만인 경우는 등급 상향 요인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