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제유가가 21일(현지시간) 연간 최고치 수준으로 오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소폭 하락 압박을 받아 하락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0.4%(0.25달러) 내린 배럴당 59.9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전일 나온 미국 원유 재고 등 수급 관련 소식, 미·중 무역협상 추이 등을 주시했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1000만 배럴 급감한 점이 지속해 유가를 지지했다. 원유 재고가 대체로 증가하는 시기인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원유 재고가 큰 폭 줄어들면서 초과 공급 상황에 대한 우려가 한층 잦아들었다.

코메르츠방크는 "연중 현시점은 일반적으로 재고가 늘고 있지만, 지난주 큰 폭으로 재고가 감소한 것은 더욱 두드러 진다"면서 "미국 원유 시장이 더는 초과 공급 상태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오는 6월까지 감산을 지속하기로 재확인하는 등 산유국의 공급 관리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제재도 원유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유가상승을 지지하는 요인들이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WTI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큰 폭 오른 데 따른 경계심도 존재한다. 이날도 WTI는 60.39달러 선까지 고점을 높였지만, 레벨 부담이 커지면서 상승 폭을 반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상승 대한 비판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유가를 낮추라고 산유국을 지속 압박했다.

올해는 원유 관련 발언을 거의 내놓지 않고 있지만, 지난 2월 말 유가가 너무 빠르게 오른다면서 비판에 나섰다. 당시 WTI는 50달러대 후반을 기록했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유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양국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무역협상 타결 이후에도 상당 기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품목별로 선별적으로 관세를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관세 유지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상무부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이 베이징을 찾아 28~29일 고위급 협상을 연다고 밝혔다. 4월 초에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방미해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레벨 부담도 커진 만큼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타마스 바르가 PVM 연구원은 "유가가 지붕을 뚫고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미·중 무역협상이라는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면서 "아직 조심스러운 강세론이 무역협상이 체결되고 나면 거침없는 강세로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