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갈수록 보험업계가 어려워지고 있다.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 모두 구분할 것 없이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다.

먼저 생명보험회사의 경우 새 국제보험회계 기준 IFRS17 도입 준비에 따라 그 동안 판매한 저축성보험으로 인해 골치가 아프다. 저축성보험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나중에 돌려줘야 하는 보험 상품이라 실적이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75%인 상황에서 과거 판매했던 7~8%의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은 생명보험회사의 숨통을 더 조인다.

손해보험회사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IFRS17에 대한 영향은 적을지라도 늘 손해율과 보험료, 보험금 인상 문제로 속이 썩고 있다. 특히나 올해에는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가동연한이 상향된 데다가 건강보험에 추나요법까지 적용되면서, 손해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자동차보험은 아픈 손가락이 됐다.

금융당국은 보험회사들의 이 같은 사정을 알면서도 소비자들의 보험 민원과 가계 부채 등을 고려해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고 사업비와 실질수익률을 공개하도록 지시하는 등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따라서 보험 영업 현장에는 계속해서 암울한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생명보험회사의 한 대표는 "보험업계를 둘러싼 외부환경이 좋지 않다"며 "중미 무역분쟁, 경기침체, 저출산과 고령화, 4차 산업혁명 등 각종 변화가 퍼펙트스톰처럼 다가오고 있어 긴장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이 서면 길이 생긴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려한다"고 강조했다.

퍼펙트스톰은 복수의 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남으로써 발생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뜻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내 회사 살리려면 나부터 움직이자

현실이 이러니 각 보험회사의 CEO들은 이제 책상머리 앞에만 앉아있을 수 없다. 고상하게 앉아서 임직원들에게 지시나 하고 있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활기를 잃어가는 보험회사들과 임직원들, 영업 현장의 보험설계사들 등을 위해 책상 밖으로 나와 함께 움직여야 할 시간이다.

책상 밖으로 나온 CEO들은 자신의 보험회사를 대표해 홍보를 하는 것은 물론, 임직원들의 기를 살려주고 응원해주며,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자 갖가지의 노력들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을 비롯해 한화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하나생명,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푸본현대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의 CEO들은 이미 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물론 공개적으로 솔선수범 나서서 회사를 홍보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CEO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조용히 뒤에서 묵묵히 임직원들을 응원하고 자신의 회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CEO들도 있다. 공개든 비공개든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다. 내리막길을 가는 보험업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일으키는 것.

그러나 아직 책상 앞에서 임직원들의 업무 보고만 받으며 지시나 내리는 CEO들도 많은 상황이다.

아직 새로 취임한지 얼마 안 된 CEO들의 경우는 올해 자사와 임직원들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신한생명과 농협생명 등 신임 CEO들의 활동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