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MG손해보험이 RBC비율 개선으로 경영개선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증자실행 여부와 투자자 유치를 놓고 불안감이 지속되는 중이다.

MG손해보험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2000억원 대 규모의 자본확충과 외부 투자유치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경영개선안을 제출했다. 금감원은 개선방안과 경영실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말 지급여력(RBC)비율이 86.5%로 금융당국 경영개선권고 마지노선인 100%를 밑돌아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이에 지난해 말 MG손보는 1000억원 대 증자계획을 담은 경영개선안을 제출해 조건부승인을 받았지만 증자작업이 지연돼 경영개선요구를 받았다.

MG손보가 이달 다시 제출한 경영개선방안은 증자와 투자유치방안이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당국의 시정조치는 경영개선권고→경영개선요구→경영개선명령으로 이어진다. 다음달 5일로 예정된 금융위의 최종평가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명령’으로 이어져 금융당국의 관리인이 파견되고 경영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조치가 내려지는 만큼 승인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 MG손보 실질 대주주 ‘새마을금고’의 수차례의 증자 지원에도 ‘막막’

▲ 출처=MG손해보험

MG손보는 옛 그린손해보험으로 2013년 사모펀드(PEF)인 자베즈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새마을금고는 MG손보 지분 93.93%를 보유한 자베즈2호유한회사의 최대주주로 MG손보의 실질 대주주다.

새마을금고는 그린손보를 2013년 인수할 당시 전략적투자자(SI)로 400억원을 투자했고 2년이 지난 후 대유에이택, 하나은행 등 전략적투자자(FI) 지분을 모두 사들여 총 1800억원을 증자했다.

새마을금고의 증자를 기반으로 2013년 5월 새롭게 출발한 MG손해보험은 과거 그린손보 시절 계약들을 모두 승계하고 영업중심의 강경책을 펴 실적은 상승했지만 건전성에서 발목을 잡았다.

▲ 출처=MG손해보험

특히 지난해 1분기 RBC비율이 83.93%까지 떨어졌고 3분기까지 86%대를 유지해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급여력 판단기준인 RBC비율은 보험금 지급 위험 대비 자기자본을 얼마나 쌓아놓았는지 계량화한 수치로 보험사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당국의 규제 중 하나다.

MG손보가 지난해 RBC비율이 크게 하락하게 된 것은 보험 상품 매출 부진 때문이 아닌 자산운용 때문이었다. MG손보는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의 70% 이상을 채권으로 보유중인데, 전부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연말에 채권의 가치평가가 자본항목에 반영되는데, 2017년 11월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입하면서 채권평가손실 규모가 급증했다.

MG손보는 지난해 3분기까지 채권평가손실이 누적된 기타포괄손익누계액(OCI)이 –520억원으로 2017년 결산 –276억원 대비 95% 증가하면서 지급여력금액인 가용자본이 약 400억원 축소됐다.

MG손보는 채권평가손실 확대에 따라 가용자본이 급감하면서 대주주의 지원이 필요했지만 새마을금고는 증자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일관했다. 이에 MG손보는 지난해 상품 출시와 자체적으로 사업비를 절감해 4분기에 120억원까지 순이익을 끌어올려 RBC비율을 103%까지 겨우 올려놓았다.

MG손보는 RBC비율을 금융당국 권고치에 맞춘 상태지만 순이익 감소 또는 위험이 발생할 경우 RBC비율이 100%이하로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해 현재는 대주주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MG손보는 그린손보 시절 발생한 결손을 아직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해 자체 유보금도 없다.

◇ 이달 경영개선안 금융당국에 다시 제출…관건은 ‘증자이후 영업 성장성’

이달 MG손보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안의 핵심은 증자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외국계 사모펀드(PEF) 등 투자자 유치를 통한 유상증자와 인수금융 추진방안, 대주주 증자참여 등이 담겨있다.

대주주 새마을금고는 지난 2016년 718억원 증자 이후 더 이상 추가 자금 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요구’ 조치가 떨어지자 자금확보를 위해 외부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 중이다.

박치훈 새마을금고 회장은 최근 MG손보 투자자 유치와 관련해 외국계기업을 포함한 30여개의 투자자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한 상황이며 투자 성사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MG손보가 판단할 때 2000억원 대 증자 규모면 RBC비율이 100%초반에서 180%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가 설립당시 증자한 1800억원 보다 더 많이 자금을 확보해 RBC비율을 손해보험사 평균보다 높게 유지하고 그 후 손익관리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대주주 새마을금고 역시 MG손보가 증자를 받지 못해 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까지 받게 된다면 금융당국의 관리자가 파견돼 직접 투자자를 유치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절실한 상황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013년 그린손보가 경영개선명령 받은 후 관리인의 공개 매각공고를 통해 매입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이러한 대주주 퇴출절차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증자를 못해줘서 대주주에서 물러날 경우 MG손보에 그동안 수차례 증자한 돈은 휴지조각이 돼 버린다. 금감원도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부터 개선명령까지 기간 동안 회사가 자구책을 마련하도록 기회를 준만큼 대주주가 바뀌는 파국까지 가기를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 출처=MG손해보험

지난해 5주년을 맞은 MG손보는 지속적인 흑자를 다짐하기도 했다. MG손보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순이익이 적자였지만 2017년부터 흑자전환으로 결손금이 -1330억원에서 -165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또한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보다 장기보험 위주로 상품전략을 지속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RBC비율은 책임준비금 외 추가 지급여력을 확인하는 기준으로 이 비율이 100%이하로 떨어질 경우 책임준비금도 감소해 건전성이 악화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순이익과 별개로 MG손보는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인 증자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