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굴기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LCD 시장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가운데 20일 업계에서는 OLED 시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부가가치 비즈니스를 위해 OLED의 전환이 대화면은 물론 중소화면 모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그 속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갈린다.

LCD 시장만 놓고 보면 아직 LG디스플레이가 출하량 기준으로는 중국 BOE에 역전을 당했으나 출하면적 기준으로는 올해 1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수익성 보전을 위해 출하면적과 출하량을 줄이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조만간 중국이 출하량과 출하면적 모두 1위를 가져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BOE의 맹공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강정두 IHS 연구원은 19일 컨퍼런스에서 “BOE는 허페이에 있는 10.5세대 라인 B9을 2017년 9월부터 가동하고 있으며 우한에 10.5세대 LCD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면서 “LCD 중심의 중국 디스플레이 굴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LCD 시장에 이은 OLED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대화면 OLED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활동하고 있다. 사실상 홀로 시장을 개척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바탕으로 OLED 시동을 강하게 건다는 각오다. 중국 광저우 공장을 통해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을 가동하는 한편 월 13만장 수준으로 대형 OLED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휘도와 응답속도 등 OLED의 성능을 더욱 향상해 화질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올 하반기부터 88인치 OLED 8K 출시를 시작으로 77인치, 65인치 OLED 8K까지 라인업 확대할 예정이다.

▲ LGD가 중국에서 파트너스 데이를 열고있다. 출처=LGD

LG디스플레이의 OLED 전환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평가도 나온다. LCD 매출이 여전한 상황에서 OLED 매출에 따른 흑자전환은 빨라야 3분기는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공격적인 OLED 전환을 추구하고 있으나, 그 이상의 전환율을 보여주려면 나름의 출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장악하고 있는 중소형 OLED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대화면의 LG디스플레이와 비교해 OLED 전환 속도도 빠른데다 시장 장악력도 순조롭다. 그러나 BOE가 화웨이에 중소형 OLED 물량을 대면서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BOE는 중소형 OLED 수율을 30% 이상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으며 중국 청두 B7 공장은 물론 올해 상반기 B11에 이어 내년 B12를 가동, 본격적인 물량전 태세도 마쳤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이 집중되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순식간에 밀려날 수 있다는 경고음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