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애플이 25일 넷플릭스와 유사한 스트리밍 플랫폼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이폰 매출 하락에 따른 수익 악화로 고통받는 애플이 콘텐츠 분야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다.

▲ 25일로 예정된 애플의 미디어 행사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출처=애플공식홈페이지

19일 미국 스포츠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따르면, 에디 큐 애플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주요 생중계권 등 스포츠 행사에 대한 권리 획득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계권을 두고 페이스북과 아마존과 경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에디 큐 애플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은 "별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우리가 스포츠를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라고 덧붙여 가능성은 열어뒀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18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랩스데이’행사에서 “뉴스, 스포츠 등 생중계 콘텐츠 없이 TV드라마·영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에디큐 부사장은 “(스포츠 생중계처럼) 권리 획득에 초점이 맞춰진 서비스는 항상 아주 작은(tiny) 부분만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스포츠 중계권은 경쟁이 붙어 보통 가격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애플의 이런 행보는 넷플릭스처럼 ‘차라리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다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와 리즈 위더스푼 등 헐리웃 배우들이 출연하는 드라마 등 최소 11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외에도 애플은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10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애플은 스포츠 부문에서 타 매체들과 다른 로드맵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애플이 TV 앱으로 중요한 스포츠 행사의 알림을 전달해 실시간으로 다른 앱을 안내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스포츠 경기가 승부를 결정짓는 연장전에 들어가면 중요한 경기의 핵심만 볼 수 있도록 시청자에게 알람이 가고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미디어 행사에서는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더불어 뉴스(매거진) 구독 서비스 또한 공개될 예정이다. 뉴스 구독 서비스의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스모폴리탄, 와이어드, 더뉴요커, 멘즈헬스 등의 잡지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언론사들의 참여는 다소 저조하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모든 콘텐츠가 영상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지금, 비디오가 아닌 애플의 뉴스 구독 서비스가 대중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수 외신들은 스트리밍 업계의 최강자인 넷플릭스의 대적할만한 플레이어로 올 하반기 출시를 앞 둔 ‘디즈니플러스’와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거론하고 있다. 디즈니의 경우 마블, 픽사, 네셔널지오그래픽 등 이미 가진 다양한 콘텐츠가 큰 자산이다. 애플도 기기 판매량이 급감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아이폰 등 애플 기기의 사용자 수가 많고 자체 생태계가 여전히 공고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스트리밍 전쟁의 발발이 코앞이다. 소비자들의 즐거운 고민이 예상되는 가운데 애플의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가 얼마나 큰 가능성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