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2018년 대림산업 재무비율 추이. 출처=이코노믹리뷰, DeepSearch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림산업이 올 1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 속에서도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화사업부문의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화사업부문은 지난 10년간 대림산업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이끌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일정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월 20일 금융빅데이터 전문기업 딥서치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지난 2009~2018년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 평균은 3.7%, 표준편차는 3.0%를 기록했다. 표준편차는 개별기간 동안의 영업이익률이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영업이익률 변동성을 의미한다.

▲ 2009~2018년 대림산업 재무비율 평균과 표준편차. 출처=이코노믹리뷰, DeepSearch

2009년 6.5%를 기록한 이후 2010년 4.2%, 2011년 5.4% 2012년 4.7% 2013년 0.4% 2014년 –2.9%, 2015년 2.8%, 2016년 4.2% 2017년 4.4% 2018년 7.6%로 2014년과 2015년을 제외하고는 4~7%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예컨대 대림산업은 2018년 7.6%의 영업이익률 기준 내년 영업이익률 변동폭은 4.6~10.6% 내외가 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장기 투자 시 고려하는 기업으로 영업이익률 변동폭이 낮은 기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매년 해당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변동성에 대한 수치가 표준편차인 만큼 재무관리 능력이 우수한 회사는 표준편차가 낮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의 영업이익률 평균/표준편차 재무비율은 1.22로 시공능력평가순위상 바로 뒷 등수에 놓인 대우건설의 영업이익률 평균/표준편차 재무비율이 -0.005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 값은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관리 능력이 우수하다. 대림산업이 수주산업의 대표주자인 건설업종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익통제 능력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는 대목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영업이익률 관리를 하고 있다”라면서 “각 부문별 부서에서 원가절감부터 부문별 성격에 맞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치 영업이익률을 3년 치로 줄여서 보면 영업이익률 변동성은 더 낮아진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영업이익률 평균은 5.4%, 표준편차는 1.9%다.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눴을 경우 나오는 값은 2.81로 2014년도와 2015년도 이후부터는 재무관리 능력은 더 우수해졌다.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매출액을 총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총자산회전율(매출액/총자산)은 기업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지속해서 높다는 것은 기업의 자산이 낭비되는 것 없이 적절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의마다.

대림산업의 총자산회전율은 지난 10년간 평균 83%로 표준편차는 6.9%이다.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눈 값은 11.97로 이 역시 안정성이 높은 수준이다. 총자산의 83% 수준으로 매년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강현기 DB금융투자연구원은 “영업이익률과 총자산회전율이 높음과 동시에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과 효율성이 우수하면서도 시기에 따라 그 편차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면서 “해당 기업에 경쟁우위 요소가 확립돼 있으며 쉽게 깨지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사의 수익성을 분석하는 또 다른 지표인 총자산대비영업현금비율(영업활동현금흐름/총자산)평균은 3.9%, 표준편차는 2.9%이다.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눈 수치는 1.34로 건설업계 맏형 격인 현대건설의 총자산대비영업현금비율이 3.2%, 표준편차 3.8%, 평균 대비 표준편차가 0.84인 점을 고려했을 때 동종업계 1위 업체보다 양호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대림산업이 10년간 변동성을 낮게 가져가면서 수익성과 효율성을 잡을 수 있었던 ‘키(Key)’는 무엇일까.

▲ 대림산업 부문별 매출액 및 EBIT 등 재무지표.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전문가들은 경기변동 주기가 다른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 보유로 사업위험이 분산된 점을 꼽았다.

김가영 나이스 신용평가 연구원은 “건설과 유화부문 모두 경기 민감도가 높은 수준이지만 경기변동 주기의 연관성이 낮은 점을 고려할 때 사업부문 간 영업실적의 상호보완 가능성은 회사의 사업 안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회사 매출은 연결기준 건설부문과 유화(PB, PE, FLIM), 자동차부품과 콘크리트파일 제조 등 제조부문으로 구분된다. 업황에 따른 매출비중이 변동하기는 하지만 최근 5개년 기준 건설부문이 83%, 제조부문이 17%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제조(유화)부문은 20%로 매출액보다 더 높은 비중이다.

EBIT(이자및세전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2018년도 3분기까지 건설과 유화 부문을 보면 2014년 건설부문에서 –3168억원의 손실이 났을 때 유화부문에서 881억원의 이익을 발생시켰다. 이후 2015년 1629억원으로 건설부문 EBIT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유화 역시 1615억원으로 이익이 확대됐으며 2016년 유화 2042억원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건설은 4218억원의 이익을 내며 전체 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대림산업이 석유화학사업부를 설립한 것은 1979년으로 호남에틸렌을 인수하며 석유화학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폴리에틸렌 수지를 주로 만드는 유화사업부문은 현재 여천NCC(에틸렌), 폴리미래(폴리프로필렌), KRCC(레진) 등 계열사만 3개다.

특히 상대적으로 EBIT마진율이 낮은 건설업을 상쇄시켜주는 것이 바로 유화사업이다. EBIT 마진율은 EBIT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매출단위당 EBIT창출능력을 의미하며 앞서 언급된 영업이익률과 같은 의미로 활용된다.

건설부문 EBIT 마진율 2014년 –4.3%, 2015년 2.1%, 2016년 2.6%, 2017년 3.9%, 2018년 3분기 9.3%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유화부문의 EBIT 마진율은 2014년 6.5%, 2015년 14.2%, 2016년 19.0%, 2017년 11.7%, 2018년 3분기 기준 9.6%를 나타냈다. 기타제조부문의 EBIT 마진율까지 합쳐서 대림산업의 EBIT 마진율은 2014년 –2.9%, 2015년 2.9% 이후 4%대를 유지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8.2%까지 올랐다.

▲ 대림산업의 2016년~2017년 영업활동현금흐름표. 출처=dart

유화관계사로부터의 배당 유입은 영업현금흐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18년도 3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327억원으로 이 중 배당금 수취가 4853억원으로 절반에 해당한다. 2017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376억원으로 배당금이 차지한 부분은 2678억원, 2016년 영업활동현금흐름 1469억원 중 배당금은 이보다 많은 2080억원을 차지했다. 계열회사로부터 나오는 배당금은 주로 유화부문 계열사가 주를 이룬다. 한마디로 유화부문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각 기업마다 전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배당금 수취가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곳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